북한이 수해 지원을 협의하기 위해 최근 개성을 방문한 남측 민간단체들에 식량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북한은 또 한국 정부가 수해 지원 품목으로 라면 등을 보내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지난 13일 수해 지원 협의를 위해 개성을 방문한 남측 민간단체들에 식량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 주말 개성에서 북측과 수해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돌아온 북민협 박현석 운영위원장은 16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측 관계자들이 이번 폭우로 황해도 곡창지대가 큰 피해를 입어 작황 감소가 우려된다며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북측 관계자들이 곡창지대인 황해도 지역이 물에 잠겨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턱없이 부족할 거고 지금도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거다, 올해 식량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염려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민협은 식량 지원은 어렵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고, 북측은 한국 정부가 수해 지원 품목으로 식량 대신 라면 등을 보내는 데 대해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 4일 식량과 시멘트 등을 보내달라고 요청하자, 전용 가능성 등을 우려해 50억원 상당의 영유아용 영양식과 과자, 초코파이, 라면 등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했습니다.

북한은 또 사리원 지역에 물자를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북민협 측은 대북 지원단체들의 지원이 집중된 사리원 지역을 제외한 개성시와 은율, 재령군 등 황해도 지역에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북한이 북민협 관계자들에게 보여준 수해 자료에 따르면 이번 비로 황해도 지역은 수 십 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농경지 4만8천 정보가 물에 잠겼습니다.

또 가로수7천 그루와 6천9백 개의 도로와 다리가 유실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현석 위원장은 “북측 관계자들이 이번 비로 남측에도 적잖은 피해가 난 데 대해 염려하는 등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협의가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북민협은 북한과 추가 협의를 거친 뒤 한국 통일부와 민간단체들의 의견을 모아 지원 품목과 규모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지원 물품은 개성 육로를 통해 이르면 이달 말쯤 지원될 예정입니다.

한국의 50여개 대북 지원단체들의 모임인 북민협은 지난 해에도 수해를 입은 북한 신의주 지역에 밀가루를 비롯한 39억원 상당의 구호물자를 보낸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