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두 차례 핵실험 이후 각국의 군사.정보 당국이 북한의 핵 소형화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방송은 북한의 핵탄두 개발이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배경과 북한의 관련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보는 특집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에 대한 미국과 한국 당국의 우려와 전문가들의 진단을 전해 드립니다. 보도에 백성원 기자입니다.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확보. 바로 북한이 미국에 대한 공격 수단으로 추진해 온 핵 개발 계획의 정점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4월 장거리 로켓 발사를 한 지 한 달만에 2차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미사일과 핵을 결합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잘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같은 대미 핵 억지력의 핵심이자 북한이 풀어야 할 기술적 과제가 바로 핵폭탄 소형화입니다.

소형화 된 핵폭탄은 곧 미사일에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북 핵 시나리오입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의 래리 닉시 박사의 말입니다.

닉시 박사는 22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할 경우 미-북 관계가 극적으로 변할 것이며, 미국은 대북 정책과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바로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 해 미국의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핵 소형화는 수 년 전부터 미국 군사.정보 당국의 주요 관심사였고 최근에는 핵심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미국의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지난 1월 북한이 5년 안에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개발 시기에 대한 미국 정보당국의 새로운 평가로, 지금까지의 ‘확산 위협’에  ‘직접타격 위협’이 추가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국방•안보 전문연구기관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도 23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같은 위험성을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하는 순간 한국과 일본은 바로 핵 위협 아래 놓이게 되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진전시키면 미국 본토도 안전하지 않다는 겁니다.

게다가 확산 위협 역시 여전합니다. 미국의 동북아 문제 전문가 고든 창 씨는 23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통제할 수 없는 세력에 소형 핵탄두나 관련 기술이 흘러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이란, 시리아 등과의 핵 협력 의혹을 받고 있는 북한이 중동의 테러단체에 소형 핵탄두나 관련 기술을 또다시 건넬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북한의 핵 소형화 능력과 미사일 성능을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시각도 없지 않습니다. 미국 국방부 군사기술 자문관을 지낸 마가렛 코살 조지아 공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그 중 한 사람입니다.

코살 교수는 2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기술이 따라주지 못하는 핵탄두 소형화 시도를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긴 어렵다면서, 이를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나온 또 하나의 가정으로 일축했습니다.

그러면서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시점을 5년 내로 잡은 것 역시 지나치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유사시 최악의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핵탄두 소형화 시도를 통해 북한이 무시할 수 없는 군사적 변수를 확보하게 되는 건 분명합니다. 이는 곧 북한의 협상력 제고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동북아 문제 전문가 고든 창 씨의 설명입니다.

이미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를 갖춘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까지 성공한다면 미국의 대북 협상력이 크게 위축될 거라는 예측입니다. 이 경우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6자회담도 더 이상 역할을 찾기 어렵게 됩니다.

한국에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대륙간탄도 미사일에 탑재할 수준까지 못 가도 소형화에 성공하면 한국은 인질로 전락해 버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2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능력까지 갖출 경우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국과 한국의 대응 의지와 능력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김관진 국방장관이 지난 6월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 경량화에 성공했을 것이라고 공식석상에서 밝힌 것 역시 이 같은 우려와 무관치 않습니다. 같은 시기 한국 국방정보본부도 북한이 머잖아 그 같은 기술을 갖추게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 경우 미국이 동북아 전략은 물론 전세계 핵 비확산 정책 전부를 재검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래리 닉시 박사는 북한이 소형 핵탄두 제조와 탄도미사일 시험 성공 가운데 한 가지나 두 가지 모두를 가까운 시일 내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바로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하고 김일성 주석의 1백 회 생일을 맞는 2012년을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