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제의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북한의 거부로 무산됐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민간 차원의 교류는 계속하고 있어, 당국을 배제한 채 민간과만 대화하는 전형적인 ‘통민봉관’ 정책을 한동안 이어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20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에 제의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이 사실상 무산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입니다.  

[녹취: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 “이것은 남북한 민족이 반드시 풀어야 될 책무이고, 중요한 인도적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우리가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하자는 식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은 단순한 유감이 아니고 안타까움과 함께 정말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4일 대한적십자사 총재 명의로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을 20일 개성 또는 문산에서 갖자고 북한에 제의했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전통문 조차 받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러면서 지난 18일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을 통해 한국 정부가 상봉과 교류를 떠들면서 5.24조치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실무접촉 제의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북한이 언제든지 책임 있는 통로를 통해 입장을 밝혀오면 적극적으로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북한은 현재 남북 당국간 접촉에는 일절 응하지 않은 채 민간 차원의 교류에는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전날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측 관계자와 만나 남북 합동공연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지난 해 9월 정 감독이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논의한 남북한 합동공연에 대한 후속 논의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감독은 지난 해 9월 평양에서 조선예술교류협회와 만나 남북 합동 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와 북한 신인 음악가 발굴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또 오는 9월 한국 제주도에서 열리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WCC)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홍구 조직위원장은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총회를 주관하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조직위원회가 수 차례에 걸쳐 북한에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세계자연보전총회는 자연 보전과 기후변화 등을 논의하기 위해 4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국제회의로, 북한도 세계자연보전연맹의 회원국입니다.

한국 민간단체들의 방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관계자 등 한국 불교계 인사 7명은 21일 개성을 방문해 북측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들과 만나 약탈 문화재 환수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또 단군 민족평화통일협의회 관계자 6명도 같은 날 개성에서 북측 관계자들을 만나 3.1절 남북 공동행사 개최 문제를 협의할 방침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달 말 예정된 미-한 합동군사훈련과 김일성 주석의 생일, 한국 총선 등이 끝나는 오는 4월까지 대남 강경정책을 이어가다 한국 총선 결과 등을 지켜본 뒤 대남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