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개혁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제 워싱턴에서 우드로 윌슨 센터와 한국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공동주최로 열린 북한의 경제개혁 전망에 대한 토론회를 이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은 경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보여주는 최악의 사례라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 AEI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연구원이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어떤 체제보다도 경제적으로 실패한 국가로, 1990년대 중반 북한에서 발생한 대규모 기아 사태는 현대사회에서는 믿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북한에서도 얼마 전부터 경제정책에 중대한 변화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1년 전에 국가 도메인 kp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을 시작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인터넷을 기피했던 북한의 그 같은 조치를 중대한 변화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또 북한 당국이 국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해 가입자가 60 만 명을 넘은 것도 이전의 북한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이 올해 초 10개년 경제계획을 발표한 것도 북한의 경제정책 방향이 적극적, 공격적으로 변화하는 징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들이 궁극적으로 북한의 경제개혁으로 연결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북한이 문화교류와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 국제무역을 늘리겠다고 말하는 것은 분명 과거와 다른 접근방식이지만 과연 북한이 그에 따른 이념적, 문화적 침투를 받아 들일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서부 스탠포드대학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은 북한이 경제개혁을 위해 국제 기구들과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국제체제에 가입하는 것을 주권 침해로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칼린 연구원은 북한이 1960년대에 옛 소련 주도로 창설된 공산주의 경제협력기구인 코메콘 가입을 거부한 채 소련과의 양자관계만 원했던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습니다.

1990년대에 대북 협상에 관여했던 칼린 연구원은 또 북한이 협상 당시에 미사일기술통제체제 가입 요구를 거부한 채 단지 일부 기술적 부분에만 동의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중국 당국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경제개혁에 착수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이 북한 노동당과의 당 대 당 협력을 늘리는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존 박 연구원은 중국은 기본적으로 자국의 경제적 이해를 위해 북한의 안정을 원하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