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등 서방 언론들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9회 생일 행사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마디로 주민들은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무슨 생일잔치냐는 것인데요, 최원기 기자가 서방 언론들의 보도를 정리했습니다.

미국의 `AP통신’과 영국의 `BBC방송’ 등 주요 언론들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9회 생일 행사 소식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AP통신은 북한 주민들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맞아 평양 만수대의 김일성 동상에 헌화하고 각종 경축 행사를 가졌다고 전했습니다.

AP통신은 이어 북한은 현재 상당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며, 최근 전세계 각국 정부와 국제 구호기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경제 전문 `블룸버그 통신’은 북한이 중국의 경제 지원에 의존해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잔치를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신은 지난 해 중국에 대한 북한의 수출이 51% 늘어난 12억 달러에 달했다며, 중국의 대한 북한의 의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생일잔치는 후계자 김정은이 공식 등장한 후 처음 치르는 행사라며, 김정은이 민심을 잡으려면 경제적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문제는 그가 내세울만한 경제적 업적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프랑스의 `AFP 통신’은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 행사를 보도하면서 북한의 ‘선물정치’를 부각시켰습니다. 이 통신은 서울의 대북 매체 보도를 인용해, 북한 당국은 과거 김 위원장의 생일잔치를 앞두고 한 달 분 식량을 지급했지만 이번에는 함경북도에 며칠 분의 쌀과 강냉이를 주는데 그쳤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에서 운영되는 인터넷 매체인 ‘아시아 타임스’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과 후계자 문제를 집중 분석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 전문가를 인용해, 몇 년 전 뇌졸중을 앓은 김정일 위원장은 날로 노쇠해지고 있지만 후계자 김정은은 아직 정치적 입지를 확실히 굳히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영국의 `BBC방송’은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 행사를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치렀다며, 강성대국의 해로 선전한 내년의 행사를 염두에 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1백회 생일이 되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왔습니다.

BBC 방송은 특히 올해가 김정일 위원장의 69회 생일이 아니라 70회 생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방송은 러시아의 기록을 인용해,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1942년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 한 해 전인 1941년에 소련 땅에서 태어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밖에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글로벌 포스트’는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수중발레 선수를 동원해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호화판으로 치렀다며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호화로운 생일잔치는 올 봄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영국 윌리엄 왕세자의 결혼식을 능가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일본의 `교도통신’은 평양발 기사에서 북한이 평양주재 외교사절이 참석한 공식 행사에서 후계자인 김정은 찬양가로 알려진 ‘발걸음’노래를 반주곡으로 썼다며, 이는 후계 작업이 진행되는 구체적인 사례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아사히 신문’은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에 대한 집착이 워낙 강해, 김정은에게 권력이 수월하게 계승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