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경제가 좀더 정상적인 시장환경으로 바뀌는 등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최근 방북했던 미국의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어제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경제 관련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경제체제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총재 고문이 말했습니다.

수전 셔크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와 함께 지난 달 북한을 방문했던 뱁슨 전 고문은 21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 (KEI) 주최로 열린 북한경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습니다.

북한 주민들 모두가 아사 직전에 있는 등 절망적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북한경제를 진단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뱁슨 전 고문은 그러면서 지난 달 평양 방문 중 주민들의 옷차림이 훌륭하고, 핸드폰 사용자가 아주 많으며, 거리에서 일어나고 있는 활발한 활동들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화폐개혁 이후 단속이 강화됐던 시장 활동도 다시 허용되는 등 북한경제가 좀 더 정상적인 시장환경으로 회귀한 것으로 보인다고 뱁슨 전 고문은 말했습니다.

뱁슨 전 고문은 이와 함께 북한의 기업들을 방문하면서 북한에 혁신과 독창력 (initiative)의 기운이 움트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서방의 경제 제재에 대응해 기술혁신으로 수입을 대체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뱁슨 전 고문은 구체적인 사례로 북한에서 무연탄을 제철 원료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고, 과거 독일에서 맥주를 수입했지만 지금은 자체적으로 호프를 생산하며, 북한산 재료를 사용해 맥주를 거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이런 움직임이 북한경제의 진정한 변화를 의미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습니다.

토론에 참가한 한국 연세대학교의 이두원 교수는 북한은 지도부 스스로도 경제의 장기적 목표를 알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단기적 목표는 정권의 존속이며, 당장의 목표는 경제 여건을 다소 개선해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을 착수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교수는 북한이 경제 상황을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이양 받았을 때에 버금가도록 회복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주민들에게 자신이 최고 지도자가 된 이후 북한의 경제 상황이 적어도 이전보다 더 악화되지는 않았다는 메시지를 주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 교수는 특히 북한에서 진정한 경제개혁이 이뤄지기는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교수는 북한은 중국이 개혁을 시작한1978년 보다 빈곤하지만 경제 구조는 훨씬 더 복잡하다며, 총체적이고 복합적인 개혁이 아니라면 북한에서의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