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11명이 중국을 탈출해 지난 13일 태국에 도착했다고 한국의 대북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4명은 특히 베이징 주재 한국 영사관에 머물던 중 기다림에 지쳐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의 대북 인권단체인 북한정의연대는 15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중국 내 탈북자 11명이 13일 태국에 도착했다고 밝혔습니다.

“11명이구요. (태국) 이민국 수용소로 들어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단체 대표인 정 베드로 목사는 탈북자들이 이달 초 중국을 탈출해 열흘 만에 태국에 도착했다며 이 가운데 4명은 베이징 주재 한국 영사관에 머물던 탈북 여성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40대와 10대 모녀, 40대 여성, 20대 여성이며, 이 가운데 20대 여성은 2년 반 이상 영사관 지하에서 머물러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 대표는 과거 ‘북한정의연대’가 이 20대 여성의 베이징 영사관 진입을 직접 도왔었다며, 오랜 대기 기간에 지쳐 영사관을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 2009년 1월입니다. 횟수로 3년째인데, 도저히 살 수가 없구 힘들어서 자살하겠다고 했더니 영사관에서 돈을 주면서 나가고 싶으면 나가라고. 그러면서 각서를 쓰게 하고 안에서 봤던 것 다 비밀로 하게 하고 돈 주면서 나가라고 했답니다.”

중국과 한국 내 복수의 소식통은 지난 4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지난해 말 현재 중국 내 4개 한국 영사관에 적어도 30명의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으며, 대부분 2-3년 이상 장기간 대기해야 중국 정부의 출국 비자를 받는 형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탈북자들이 오랜 기다림에 지쳐 자살을 시도하거나 영사관 내 집기를 부수는 등 사고가 종종 발생해 영사관 관계자들도 곤혹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정의연대’의 정 베드로 대표는 베이징 주재 한국 영사관에 10여명의 탈북자들이 머물고 있었으며, 그 가운데 이번에 태국에 도착한 4명 등 절반 가량이 4주 전 영사관을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들이 어떤 경로를 통해 중국 공안의 감시를 뚫고 영사관 밖으로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한국 영사관 등 외교통상부가 탈북자 보호에 너무 무책임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문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죽으라고 나가라는 거죠. 이번 케이스를 보더라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어요. 한국 영사관과 대사관을요. 그래서 국가인권위원회에 고발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국외교통상부 공보담당실은 지난 4월 이런 문제에 대한 ‘미국의 소리’ 방송의 질문에 “탈북자들의 조속한 송환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당사자와 탈북자 가족의 신변안전, 송환 교섭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 때문에 상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