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표적 방송인인 리춘희 아나운서가 중국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리춘희 아나운서는 방송 내내 웃는 얼굴로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냈는데요. 리춘희 아나운서 출연 소식과 함께 북한 방송의 현주소를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간판 방송인인 리춘희 아나운서가 중국의 중앙텔레비전 (CCTV)과 인터뷰 하는 모습이 공개됐습니다.

올해 60대 중반으로 알려진 리춘희 아나운서는 평양의 조선중앙방송국을 찾은 중국의 여기자를 반갑게 맞았습니다.

“반갑습니다. 설 명절을 맞아 중국 중앙텔레비전 기자 동무를 만나 반갑습니다.”  

이어 리춘희 아나운서는 중국 기자와 공동으로 뉴스를 진행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조-중 두 나라 인민의 민속명절인 설 명절입니다.”

1967년에 방송을 시작한 리춘희 아나운서는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 없는 듯 나이에서 오는 한계를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어린 동무들 하는 게 곱단 말이에요. 젊었으니까 화면은 확실히 곱고 젊어야겠다. 그걸 내가 느끼면서...”

이어 리춘희 아나운서는 자신은 텔레비전 시청자들에게  부드럽게 기사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뭐 하면서 그렇게 한다 하면서 막 소리만 치고 감정도 없고 개성화도 없고 이렇게 했었는데, 이제는 텔레비니까 시청자에게 말처럼 하라, 부드럽게 하라…”

그러나 과거 북한에 살면서 북한 방송을 자주 들었던 탈북자들은 북한 방송이 한국 방송에 비해 고압적이고 거친 편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2006년에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 신모 씨의 말입니다.

“북한에서는 방송이 딱딱하고 혁명적인 어투인데, 한국 방송은 부드럽고 틀에 억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고, 진실한 것 같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조지워싱턴 대학의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북한 방송인의 말씨가 아니라 방송이 노동당의 선전선동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한국에서는 독립된 방송사와 신문사에 소속된 기자들이 사실을 객관적으로 취재해 이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보도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모든 기자와 방송인은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지시를 받습니다. 따라서 북한에서 객관적인 보도란 있을 수 없다고 탈북자 김주일 씨는 말했습니다.

“보도지침이 당에서 내려와서 거기에 근거해서 기사를 쓰고요, 만약 방송 사고가 나면 엄중성 정도에 따라, 심하면 정치범 수용소에 갈 수도 있습니다.”

북한 방송은 또 최고 지도자를 찬양하고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1990년대 후반 수 십만 명이 굶어죽은 ‘고난의 행군’ 때도 정작 북한 언론에는 관련 기사가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았다고 탈북자 김승철 씨는 말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주민들은 굶어죽고 그랬는데 단 한번도 보도되지 않았죠, 단 한건도 없었죠.”

신문과 방송이 객관적인 소식을 전하지 않자 북한 주민들은 은밀히 떠도는 소문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다시 탈북자 김주일 씨의 말입니다.

“예를 들어 김정일과 김평일이 이복동생 관계다 하는 것도 언론에 공개된 적이 없는데, 이런 것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으로 유포되는 것도 한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북한에서는 외부의 방송에 귀를 기울이는 주민들의 숫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