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 이후 한국 내 지방자치단체의 대북 사업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인천시가 북한 어린이를 위한 식량 지원 사업을 재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미-한 연합훈련 등 국제사회의 대북 조치 이후 한국 민간단체의 방북을 불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인천시는 27일 대북 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과 협약을 맺고 다음 달부터 오는 12월까지 함경북도 온성군 내 유치원에 빵과 두유, 생필품 등 1억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지원품은 한국 통일부의 승인을 받으면 중국 투먼시에서 육로를 통해 온성군 내 유치원 어린이 1천5백 명에게 매주 전달될 예정입니다.

천안함 사태 이후 한국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대북 지원이 이뤄진 것은 경기도의 말라리아 방역 물자 반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조치 이후에도 영유아 등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물자 반출은 승인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야당인 민주당 소속 송영길 의원이 시장에 당선되면서 중앙정부의 대북 제재와 관계없이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을 즉각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송영길 인천시장입니다.

“인천시는 지형학적으로 남북관계가 잘 풀려야 모든 게 잘 되게 돼 있습니다. 일단 인도적인 지원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회의 때 통일부 장관께서 '영육아 지원이나 임산부 같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얼마든지 동의한다’ 고 밝혔고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인천시는 우선 3억원을 들여 북한 영유아 의료시설을 지원하고 개성공단 내 북한 근로자에게 자전거 5백대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남북 유소년 축구팀의 친선경기를 매년 평양과 인천에서 1차례씩 갖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대북 조치에 따라 우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추진하고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다양한 대북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미-한 연합훈련 등 국제사회의 대북 조치가 가시화되면서 한국 민간단체의 방북을 사실상 불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56개 한국 내 대북 지원단체들의 모임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평양 상주사무소 설치를 위해 이달 초 북측에 평양 방문 의사를 타진했지만 아직까지 초청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는 “북한이 2주 넘게 초청장을 보내오지 않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최근 천안함 사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영유아에게 지원할 밀가루 전달을 위해 방북할 예정이었던 한국 내 종교단체 모임도 북측으로부터 초청을 받지 못해 방북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모임 관계자는 “남측 종교인들의 방북을 북측에서 달가워하지 않아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물자 지원과 방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종교인들이 방북해서 남북교류 물꼬를 트기 위해 북측 인사들과 만나길 원하는 데 북측에선 그냥 물자를 보내기만 해라는 입장입니다. 지금 남북이 서로 불신하고 믿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물자만 보내는 것은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보고 결국 연기하기로 그렇게 했습니다.”

한국 내 관측통들은 미-한 양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하고 북측이 `보복성전’을 언급한 상황에서 북한 내부의 대남 강경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북 지원단체 관계자는 “북한에서 초청장을 보내도 한국 정부가 이를 불허할 가능성이 큰 만큼 초청장을 발급할 경우 북측 내부에서 책임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북 소식통은 2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천안함 국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 내부에서 대북 지원을 포함한 남북교류 움직임에 대해 강경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강영식 총장은 “그동안 한국 정부가 5.24 조치로 대북 물자 반출에 제동을 걸었다면 앞으로는 북한이 대북 지원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