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15일 ‘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 한국 내 전문가들은 외자 유치를 통해 경제 회복의 활로를 찾고 3대 세습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 목표를 2012년에서 2020년으로 늦췄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전해드립니다.

내년을 강성대국 건설의 해로 표방하고 있는 북한이 최근 10년 안에 농업과 국가기간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국가경제개발 10개년 전략계획’을 발표했습니다.

15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내각결정으로 이 같은 계획을 채택한 뒤 총괄기구로 국가경제개발총국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주요 사업들을 북한의 외자 유치 창구인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에 위임한다고 밝혔습니다.

2009년 하반기부터 수립된 이 계획은 12개 분야에 걸쳐 1천억 달러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민간연구소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주민들의 식량난을 덜어줄 농업개발을 1차 과제로 삼고 나선, 신의주 등 물류산업단지 조성과 석유 에너지 개발과 3천만 kw 전력 생산 능력과 고속도로 철도, 항만 건설 등 국가기반시설 확충을 주요 사업 분야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10개년 전략계획 수립은 경제 회복을 위한 자구책이 한계에 부딪힌 상태에서 외자 유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이번에 발표된 국가경제개발은 지난 1987년부터 ´93년까지 진행됐다고 발표된 제3차 7개년 계획 이후에 약 20여 년 만에 북한이 경제개발계획 수립과 관련해서 발표를 한 내용입니다. 기존에 있는 대풍그룹을 통해서 얘기해왔던 내용들을 당국 차원에서 공식화한 것으로 평가가 됩니다.

아울러 주민들에게 경제발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김정은으로의 안정적인 3대 세습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도도 읽혀집니다.

대북 소식통은 “이번 계획은 김정은이 2009년 하반기부터 주도한 것으로, 후계구도 공고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며 “당 대표자회를 계기로 인사권을 넘겨받은 김정은이 평양 10만호 건설을 시작으로 재정권을 점진적으로 넘겨받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자금 유입이 꽉 막힌 데다 북한체제의 근본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한 성과를 낼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서울대 경제학과 김병연 교수입니다.

북한이 외부 원조를 받는다 하더라도 북한경제 특성상 이를 재투자하고 생산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한 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습니다. 사회주의 경제에다 대북 제재까지 가해진 상황에서 북한이 경제발전을 이룰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봅니다.

실제 북한은 지난 해 1월 최고기관인 국방위원회 결정에 따라 외자 유치 전담기구로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을 설립했지만 1년 가까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선 북한이 ‘10개년 전략계획’ 수립 소식을 전하며 ‘2020년 선진국 진입'이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 강성대국 목표 시한을 2020년으로 늦춘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고위급 간부 출신인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입니다.

이는 북한의 전형적인 정치적 전술로, 최근 잇단 북한의 대남 대미 대화 제의 역시 강성대국 건설 진입이 미국과 한국 탓으로 되지 못했다고 선전하면서 핵무기를 한층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실제로 강성대국 건설 계획을 미룬 것인지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강성대국 진입 주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공식 집권한 1998년부터 등장했으며, 2007년 11월30일 열린 전국지식인대회에서 2012년을 강성대국의 목표 시한을 정한 이후 지속적으로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강조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