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로 한국 정부의 대북 지원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내 일부 대북 인권단체들이 두만강 연안의 국경지역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식량을 지원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한국 정부는 남북교류협력법에 저촉되지는 않지만 분배 투명성 등의 문제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내 대북 인권단체들은 8일 두만강 연안의 국경지역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식량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기독교사회책임과 NK지식인연대 등 7개 단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천안함 사태 이후 한국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북한 내 식량 사정이 더 악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들 단체는 북-중 국경지역에 사는 조선족들에게 자금을 보내 중국 현지에서 쌀과 옥수수 등을 구입한 뒤 북한 주민들이 많이 다니는 중국 측 두만강변에 식량가방을 놓아두거나 강을 건너는 북한 주민에게 직접 전달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북한 주민들이 싼 가격에 식량을 구할 수 있도록 북한을 오가는 중국 화교들에게도 쌀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매달 식량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북한 주민은 약 1천-2천 명으로, 북-중 국경지역에는 약 20-30만 명의 조선족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독교사회책임의 김규호 사무총장은 “북한 당국을 통한 식량 지원은 군량미로 전용될 우려가 있어 직접 지원 방식을 택했다며 “이는 일부 민간단체들이 소규모로 진행해오던 방식으로, 앞으로는 국민운동 차원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당국을 통한 직간접 지원은 사실상 식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봅니다. 따라서 국경지역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함으로써 주민들이 기아에서 속히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

이들 단체는 빠르면 다음 달 중 5천만원어치의 식량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김규호 사무총장은 “국민모금을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한국 정부에도 매칭펀드 형식으로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통일부는 중국 조선족을 통한 직접 지원 방식은 남북교류협력법에 저촉되지는 않으나 분배 투명성이 확보되기 어려운 식량을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제공하는 방식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이 같은 국경지역을 통한 지원 방식에 대해 북-중 국경지역에 정통한 한 조선족은 “그동안 몰래 중국에 와서 식량을 구해가던 북한 주민들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는 등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가끔 다니는 주민들의 통로를 차단해버리는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 만약 중국 공안이 눈치를 채면 또 북한에서도 단속을 강화되면, 그나마 중국에서 도움을 받던 북한 주민들의 길이 완전히 막혀버릴 수도 있어요. 제가 알기론 국경지역 경비가 엄청 강화됐다고 들었습니다.”

북한에서 국경경비대로 일하다 지난 해 탈북한 김모 씨는 “이는 국경지역에 대한 단속이 허술했던 90년대나 가능한 일”이라며 “쌀 한 가마니를 얻자고 목숨을 거는 이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쌀 얻으려 잘못 건너왔다가 사람 목숨 잃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에서 국경지역 단속이 굉장히 강화됐습니다.”

이에 대해 김규호 사무총장은 “국경지역에 대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국경지역을 통한 식량 지원은 비공개로 이뤄져 왔다”며 “북한 당국으로서도 대량 아사자가 발생해 민심이 악화되는 상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