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에서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동 각국의 주민들은 미국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는 것에 더해 이란의 핵 무장을 널리 지지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국의 민간 기관이 아랍인들의 세계관을 살펴보는 설문 조사를 실시해 눈길을 끌고 있죠?

답) 예. 미국의 메릴랜드 대학교와 여론조사 기관인 조그비 인터네셔널이 지난 2003년부터 해마다 아랍권 주민들을 상대로 여론 조사를 실시해왔습니다. ‘2010 아랍권 여론조사’는 6월 19일에서 7월 20일까지 이집트와, 요르단, 레바논, 모로코,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의 3천9백7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문)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설문조사 결과는 무엇입니까?

답) 바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가 크게 늘었다는 것입니다. 응답자의 62%가 오바마 행정부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23%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지난해에는 무려 45%가 오바마 행정부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는데, 올해에는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20% 에 불과했습니다.

문) 이렇게 실망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응답자의 61%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실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메릴랜드 대학교의 쉬블리 텔하미 교수는 “팔레스타인 영토 내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오바마 행정부가 완전 동결시키지 못하고, 일시적으로만 동결시킨 점에 대해 아랍인들은 낙담했다”고 말했습니다.

They are frustrated because so far the negotiations have been not really tackling the core final

텔하미 교수는 “지금까지 미국이 중재하는 중동 평화협상이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지 못해 아랍 대중이 실망하고 있지만, 합의문이 도출된다면 여론은 완전히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아랍인들은 이란의 핵 무장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었습니까?

답) 57%의 응답자들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이 중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는 2009년도의 29% 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것입니다.

문) 중동 여러나라  지도자들은 이란의 핵 무장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 않습니까? 상반되는 결과가 나왔군요.

 

답) 미국 전문가들은 아랍 국민이 ‘적의 적은 나의 아군’이라는 심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텔하미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When they are optimistic about our American foreign policy they are much tougher on Iran…

텔하미 교수는 “아랍 국민들이 미국의 외교 정책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는 이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인다”며 “중동 국민들이 미국의 대 중동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2009년에는 단지 29%만이 이란의 핵 무장을 지지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아랍 국민들이 미국에 실망하다 못해 이란을 지지하는 것은 극단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답) 일부 전문가들은 아랍 국민들이 오바마 대통령에  지나치게 높은 기대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진보적 민간 연구단체인 신 미국재단의 암자드 아탈라 국장은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과 비교할 때,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응답 받지 못하면 분노한다”고  비유했습니다. 아탈라 국장은 “아랍 국민들이 오바마 행정부와 사랑에 빠지고 싶어했지만, 현실적으로 미국이 중동 정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도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개혁할 것이라는 아랍권의 기대는 비현실적으로 높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미국과 이슬람 세계사이의 화해를 요청하는 연설을 하는 등 집권 초기부터 계속해서 유화적인 자세를 취해왔는데요. 이에 아랍 국민들도 전에없이 높은 기대감에 부풀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주목되는 결과는 무엇이 있었습니까?

답) 아랍 국민들은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로 꼽았습니다. 지난 5월 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구호 물자를 전해주려던 민간 선박에 대해 공습을 가했고, 이때 터키인 9명이 사망했습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이후 이스라엘에 강경한 목소리를 냈고, 아랍권의 호감을 산 것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국민의 거부감이 뚜렷이 드러나는 여론조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