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2008년 이후 한번도 열리지 않았던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갖자고 한국 정부에 제의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아무런 책임 있는 조치를 하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회담을 가져야 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오는 24일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열자는 뜻을 남측에 제안해 왔다고 한국의 국방부가 16일 밝혔습니다.

북한은 15일 남북 장성급 회담 북측 대표 명의로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보내온 전통문에서, 오는 24일 판문점 남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남북 간의 군사적 합의 이행에 따른 현안 문제를 논의하자는 겁니다.

한국 정부는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와 한국 군의 해상훈련,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남북은 지난 2004년 군사분계선 지역에서의 선전활동 중지와 서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등에 대해 합의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아직까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어떤 책임 있는 자세도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회담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방부 당국자입니다.

“북한이 제의한 의제보다는 북측이 어떤 의도로 제의한 거고 천안함 사태에 대한 사과가 없는 상태에서 회담 제의를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 관련 부처간에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전격적으로 군사 실무회담을 제의한 것은 먼저 대화를 제의해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전형적인 대남 전술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해 지원 요청 등 최근의 유화 제스처와는 별개로 군사적 긴장을 유지해 내부 기강을 잡고,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회담이 열릴 경우 북한은 남측의 해상훈련과 대북 전단 살포 등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공세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천안함 사태 이후 중단된 남북 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실무회담이 열리더라도 북한의 제의를 그대로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라며 천안함 문제를 중점적으로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군사대표부는 15일 판문점에서 제5차 대령급 실무회담을 열고,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정전협정 문제를 다룰 장성급 회담의 개최 시기 등을 논의했습니다.

양측은 뚜렷한 합의점 없이 다시 대령급 회담을 갖기로 하고 일정은 추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