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대북 인권운동가들이 오는 4월 치러지는 19대 국회의원 선거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탈북자 출신의 유명 인사도 출마 선언을 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4월11일 치러지는 한국의 19대 국회의원 선거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불신 때문에 그 어느 때 보다 현역 의원들의 큰 폭 물갈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신인 정치인들의 출사표가 이어지면서 대북 인권운동가들도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사람으론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입니다. 안 소장은 지난 1979년 탈북해 한국으로 들어온 뒤 건국대에서 정치학 전공으로 탈북자 출신 1호 박사가 돼 유명해진 인물입니다. 세계북한인총연맹 초대 총재를 맡아 북한 민주화를 위해 국내외 탈북자를 결속시키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안 소장은 보수 성향의 신생 정당인 ‘국민생각’으로부터 비례 대표 상위 순위에 내정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례대표란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해당 정당이 의석 수를 나눠 갖는 방식에 따라 뽑히는 국회의원으로, 순위가 높을수록 당선 가능성도 높습니다.

안 소장은 남한 국회의원들은 헌법상 국민인 북한 주민들을대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북한인권법 통과에 온 힘을 쏟겠다고 출마 동기를 밝혔습니다.

[녹취: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최소한 한 두 명은 나와야만 정말 북한인권법 통과를 위해 사력을 다하고 일하지 그런 뜻에서 작년부터 제가 반드시 북한 출신이 나와야 된다는 주장이고…”

대북 단파라디오 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의 하태경 대표도 총선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하 대표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종북세력 청산과 정치개혁에 앞장서겠다며 서울 ‘관악 을’ 지역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하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천안함 연평도 사태 등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 조차 좌우가 정파 이익을 쫓는 모습에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습니다.

[녹취: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 “한국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지 않고 있고, 그 이유가 종북세력들이 북한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유포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종북세력들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서로 협력해서 미래로 향해 나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고요.”

하 대표는 지난 2005년 열린북한방송을 설립해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외부 정보를 알려주는 활동을 벌여왔고 지난 해 11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주는 국가인권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 대표는 아직 소속 정당을 정하진 않았다며 현재 당명 교체와 쇄신작업을 추진 중인 집권여당 한나라당으로의 입당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학생운동권 출신 북한인권 운동가로 잘 알려진 최홍재 은평희망포럼 대표도 최근 서울 ‘은평 을’ 지역구 출마 의사를 밝히며 한나라당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최 대표는 진보적 학생운동에 몸담았다가 1990년 대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의 대규모 아사 사태를 접하면서 북한인권 운동가로 변신했고 최근엔 ‘통영의 딸’ 신숙자 씨 모녀 송환 운동을 활발하게 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일부 대북 인권단체 대표들이 이번 총선 출마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정치권에 거센 인적 쇄신 바람이 불고 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등 북한 문제가 갈수록 큰 현안이 되면서 대북 인권 운동가들 사이에서 정치 참여 바람이 크게 불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