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탈북자 오길남 박사의 부인 ‘신숙자 씨와 두 딸’을 구출하기 위한 시민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 차원에서 구출 방법을 모색하는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세미나에서는 신 씨 모녀가 정치범 수용소에서 극심한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잇따랐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 요덕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길남 박사와 신숙자 씨의 두 딸 혜원과 규원의 육성이 공개됐습니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는 5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북한인권시민연합, 북한정치범수용소 해체본부와 공동으로 세미나를 열고 ‘신숙자 모녀’ 구출 방법을 논의했습니다.  

독일에 살던 신숙자 씨와 두 딸은 월북을 권유 받은 가장 오길남 박사를 따라 1985년 북한으로 갔고, 오 박사가 이듬해 홀로 북한을 탈출한 이후 요덕 수용소에 감금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한 오길남 박사입니다.

“가족과 헤어진 후 매일 밤 저의 아내와 사랑하는 두 딸 혜원, 규원의 아빠라고 부르는 호곡성, 죽음의 골짜기로 저버리는 호곡성 이런 걸 아직도 그 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말을 할 넋두리를 할 넋두리도 할 수 없지요. 잘 압니다.”

오 박사의 증언에 이어 신숙자 씨 모녀와 함께 수용소 생활을 했다는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의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김태진 북한정치범수용소 해체본부 공동대표입니다.

“나무를 해다 준 적이 있어요. 그분이 저에게 음식 같은 인사를 하잖아요. 한국에 들어와서 보니까 그게 와플이더라고요. 수용소에는 밀가루라는 건 없고요 옥수수를 깨뜨려서 부시우면 그것이 가루가 생겨서. 그것도 특식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 재료 중 하나거든요. 귀한 그걸 도와줬다고 감사하다고 저에게 와플을 구워 주셨어요. 그때 그거 먹고 아 참 맛있다.”

1992년부터 95년까지 요덕 수용소에 수용됐던 탈북자 김수철 씨는 신 씨 모녀와 식사를 한 적이 있으며 신 씨 집에는 수용소에서 유일하게 전축이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그 집에 전축이 있었어요. 아이들도 누가 바이올린 했는지 큰 아이가 했는지 음악을 좋아했고요. 혜원이가 말하는 소리는 제가 한 가지 기억 납니다. 아버지 때문에 여기 와 있다고. 북한에서 그렇게 세뇌 합니다. 아버지만 오면 너희 여기서 나간다 너희. 그래서 명절 때마다 옷 곱게 입고 사진도 찍어서 아버지한테 보낸다, 편지도 보낸다 말을 많이 들었거든요. 길을 다니거나 그러면 신숙자 씨도 머리 숙이고 하늘을 안 쳐다봐요. 아이들도 말이 없고.”

신숙자 씨 모녀 구출 대책을 논의한 한국의 북한인권 전문가들은 모두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이원웅 관동대 교수는 북한이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를 완강히 부인하는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인 압력 수단은 국제형사재판소에 이 문제를 제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한국 정부는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책임성과 시급성을 갖고 적극 대처해야 한다면서 통일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간의 적절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도 최근 신숙자 씨의 고향인 한국 통영을 중심으로 시작된 서명운동이 전국적인 국민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움직임도 시작됐습니다. 류우익 한국 통일부 장관은 신 씨 모녀 문제에 대해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이며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도 이날 세미나를 공동 주최해 의견을 수렴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국의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황우여 대표와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 등도 신 씨 모녀 구출과 북한 정치범 수용소 폐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