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야당의 요구를 대폭 수용해 대북 지원 내용을 명문화한 새로운 북한인권법안을 만들었습니다. 야당과의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인데 법안 발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대북 지원을 명문화한 새로운 북한인권법안을 마련해 야당에 공동 발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복수의 한나라당 관계자는 19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문위원이 한나라당의 북한인권법안과 민주당의 북한민생인권법안을 통합한 법안을 만들어, 민주당 노영민 원내 수석부대표에게 공동 발의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아직 한나라당 내 의견 조율을 거치지 않은 초안으로, 민주당 측에 검토할 것을 제안한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북한인권법안은 민주당이 지난 6월 발의한 북한민생인권법의 내용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 특징입니다.

법안은 1조에서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과 보호, 또 이에 수반되는 대북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을 법안의 목적으로 한다’고 밝혀 대북 지원을 명문화했습니다.

기존의 법안 1조는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인권 보호를 위한다’고만 돼 있습니다.

새 법안은 또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제 3조에서 ‘북한 주민의 생존권을 포함한 기본적 권리를 확인하고’라는 문구를 새로 넣었습니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위해 한국 정부의 노력을 의무화한 7조에선 한국 통일부가 매년 대북 지원 사업의 실적과 계획 등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이 밖에 ‘북한인권’이라는 표현은 모두 ‘북한인권 등’으로 고쳤습니다.

반면 ‘통일부의 북한 주민에 대한 자유로운 정보 전달 의무’ 조항이 빠지고, 국군포로와 납북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기획단을 설치하는 조항도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새 법안이 여야 합의로 발의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북한인권법의 핵심인 북한인권 침해 사례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북한인권 기록보존소’의 설립 근거 등 민주당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조항이 여전히 있는데다 여권 내 반발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북한인권법안을 둘러싸고 보수층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자 한나라당은 ‘당의 방침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한나라당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비공개회의 브리핑을 통해 “현재 당내 정책위와 상임위, 또 관련 시민단체와 정부 부처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며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주무 부처인 한국 통일부도 북한인권법 원안이 그대로 통과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인권법 원안에도 이미 인도적 지원이 반영돼 있다”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정책 영역으로, 법률로 의무화할 사항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법안은 지난 2005년인 17대 국회 당시 발의됐다가 당시 여당의 반대로 자동폐기됐고, 18대 국회 들어서도 여야의 입장이 달라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입니다.

북한인권법안은 한국 정부 안에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기구를 설치하고 북한인권을 위한 민간단체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것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