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국회에 제출된 통일재원 마련을 위한 정부의 관련 법 개정안을 입법화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수십조원에 달하는 통일비용을 미리 쌓아놓겠다는 방안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 여론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류우익 한국 통일부 장관은 24일 통일재원 마련을 위한 정부의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통일부가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통일부 최보선 대변인은 류 장관이 이날 간부회의에서 정부안의 입법화에 통일부의 역량을 총동원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통일 항아리에 대한 정부 의견이 수렴됐고 그것이 국회에 전달됐으니까 입법화에 차질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자고 얘기 하셨습니다.”

한국 정부는 최근 남북협력기금 안에 일명 ‘통일 항아리’로 명명된 별도의 통일계정을 마련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전달했습니다. 김천식 통일부 차관은 해당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이런 정부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통일 항아리는 남북협력기금에서 쓰고 남은 불용액과 민간모금, 정부출연금 등으로 채워 나간다는 게 이번 개정안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20년 동안 최소 55조원 미화 약 500억 달러를 적립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통일세를 신설하는 방안은 국민정서와 재정 균형 등을 감안해 당장은 도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부 방안에 대한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통일세라는 새로운 세 부담을 주지 않는 합리적 방안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남북협력기금이나 정부출연금 또한 결국은 국민세금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협력기금에서 쓰고 남은 돈을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추가 부담을 최소화한 적절한 방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화여대 조동호 교수는 최근 사회 양극화 문제 등이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복지 확충 등 돈을 써야 할 일이 자꾸 늘어나는 상황에서 통일에 들 돈을 따로 쌓아놓겠다는 발상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안 그래도 복지 확충에 예산이 많이 필요하다 라든가 우리 경제성장을 위해서 돈이 많이 필요한 건데 언제 될 지 모를 통일을 위해서 몇 십조를 안 쓰고 쌓아놓겠다는 것은 기회비용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겠다는 거죠.”

한국 국민들의 생각도 통일비용 마련에 부정적 인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23일 공개한 국민통일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 명 가운데 7명 꼴로 통일이 되면 그에 따른 혜택보다는 비용이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지난 해 8월 이명박 대통령이 통일재원 마련을 처음 언급한 이후 정부 차원에서 꾸준히 여론 형성에 힘썼지만 한국 국민들은 여전히 통일비용에 대해 적지 않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 때문에 입법화를 서두르기 이전에 보다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