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과 관련해 지금까지의 조용한 외교에서 벗어나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민동석 제2차관은 12일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에 대해 기존의 조용한 외교에서 벗어나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 차관은 이날 한국 국회의원들의 모임인 국회인권포럼이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민 차관은 탈북자 문제는 엄중한 문제이자 외교적으로도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탈북자들이 자유 의사에 반해 강제북송 돼선 안 된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탈북자 문제는 남북, 북-중 관계, 한-중 관계가 관여돼 복잡할 뿐 아니라 국제법, 국내법적 문제들이 혼재돼 풀기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정부로선 단호하면서도 동시에 신중하고 지혜롭게 접근해야 하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민 차관은 이어 최근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을 막기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중국 정부에 탈북자들을 절대 강제북송 해선 안 된다는 점을 여러 외교 경로를 통해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중국 주재 우리 공관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현재 중국과 협상이 진행 중이며, 중국 정부로부터 이들의 북송 여부에 대한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가 20 여 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들은 현재 옌지와 투먼 사이 구금시설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 강제북송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간담회에는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와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과 국가인권위원회 현병철 위원장, 북한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탈북자 북송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입니다.

“한국 정부가 그동안의 기조에서 벗어나 드러내놓고 유엔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하고 세계 인권운동가들과 인류의 보편적인 정의에 입각해 반드시 해결돼야 할 문제로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들의 입장입니다.”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돕는 북한정의연대 정 베드로 대표는 탈북자 강제송환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며 매달 1천 명 이상의 탈북자들이 강제북송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대표는 이제부터라도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관심을 가져 탈북자 강제북송의 악순환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인권 단체인 기독교사회책임은 이날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탈북자 강제북송은 명백한 난민협약 위반이라며 중국 정부에 탈북자 강제북송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