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 머물던 남측 근로자들이 북한의 요구대로 오늘(23일) 모두 철수했습니다. 북한은 금강산 내 시설물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기에 초병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금강산에 체류 중이던 현대아산 관계자 등 남한 국민 14 명이 23일 오전 모두 남측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는 북한이 전날(22일) 남측 자산을 처분하겠다며 금강산 현지에 있는 남한 인력에게 철수할 것을 통보한 데 따른 것입니다.

지난 1998년 11월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이후 금강산 내 남측 인원이 전원 철수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대아산의 이형균 금강산사업소장은 이날 남북 출입사무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하루빨리 관광이 재개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하루빨리 금강산 관광이 재개돼 금강산을 떠난 우리 직원들이 다시 모여 일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소장은 또 “철수하면서 시설물에 대한 기본적인 보안 조치를 하고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아산은 그러나 고성항에 위치한 현대아산 소유의 발전기에 대해선 별다른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과 현대아산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현재 현대아산 소유의 발전기 주변에 초병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남측으로의 반출이나 발전기에 대한 사용 중단 조치를 막기 위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지구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1천7백kw급 발전기 3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1대만 가동 중입니다.

발전기 가동이 중단될 경우 북측은 금강산 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북한은 전날 남측 자산 처분 방침을 밝히면서 “재산을 파손하는 행위가 있을 경우 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현대아산으로선 북측의 경고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관광이 재개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발전기 사용 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북한이 발전기를 가동한다고 해서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또 해외 기업과 각국 주요 언론을 초청해 금강산 시범여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금강산국제관광특구위원회, 나선특별시인민위원회, 조선대풍국제투자집단 주관으로 미국과 영국, 일본, 중국 등지의 해외 기업과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 언론매체 관계자를 초청해 금강산 시범여행을 준비 중입니다.

시범여행은 오는 28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중국 옌지를 출발해 북한 나선에서 배편으로 금강산에 도착하도록 돼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독자적인 금강산 관광 추진 사실을 대내외에 알리면서 한국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라며, 당장 대응하기 보단 북한이 실질적인 매각 조치에 들어가면 법적, 외교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법적 대응으로 국제사법재판소나 국제상사중재위원회, 또 국제상설중재재판소 등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외교적 조치로는 외교채널을 통해 북측의 부당성을 알려 제3국 기업들이 금강산 관광에 참여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방법 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