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당시 민간인들을 총격 살해한 전현직 경찰관들이 기소됐습니다. 미 법무부는 부패로 얼룩진 뉴올리언스 경찰 조직을 전면 개혁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무고한 민간인들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답) 예. 뉴올리언스의 현직 경찰관 케네스 보웬, 로버트 지세비우스, 안토니 비야바소, 그리고 전직 경찰관 로버트 폴콘 등 4명입니다. 이들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당시 민간인 2 명을 총격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총 27건의 혐의로 지난 13일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어제 (14일) 법정에 처음 출두한 자리에서 무죄를 주장했는데요, 하지만 혐의가 확정될 경우 최대 사형을 언도 받을 수 있습니다.

) 당시 사건 경위를 좀 소개해주시죠?

답) 예. 기소장에 따르면,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에 상륙한 직후인 9월 4일 ‘댄지거 다리’에 이들 경찰관들이 도착했습니다. 경찰관들이 민간인들의 총격을 받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것인데요. 이 때 17살 난 제임스 브리세트 씨와 바르톨로뮤 일가 5명이 식료품을 구입하기 위해 다리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경찰관들은 이들에게 즉각 총격을 가하기 시작해 브리세트 씨는 사망하고 나머지는 부상했습니다. 특히 브리세트 씨의 경우 무려 7 군데에 총격을 받았습니다.

) 다리를 건너고 있던 이들이 공격용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나요?

답) 아닙니다. 그들은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그저 길거리를 지나던 무고한 시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찰관들은 시민들 6명에게 총격을 가한 몇 분 뒤 다리 서쪽으로 이동해서 랜스 메디슨과 로널드 메디슨 형제들에게도 발포했습니다. 심각한 정신질환증을 앓고 있던 로널드 씨는 도망가다 등에 총을 맞고 사망했는데요, 한 경찰관은 심지어 죽어가는 로널드 씨를 발로 찬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이 사건을 은폐하려던 상관들도 함께 기소됐죠?

답) 예. 전직 경찰관 아서 카우프맨과 현직 경찰관 제라드 두구는 살인 사건 담당 형사들이었는데요. ‘댄지거 다리’ 사건을 담당하게 됐습니다. 이들은 민간인 총격 살해를 저지른 4명의 경관들과 공모해서 다리에서 총을 발견했다고 주장하고, 가상의 목격자들을 꾸며내 총격을 정당화하는 진술을 만들어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최대 1백20년 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 5년 전에 일어난 사건의 용의자들이 왜 이제야 기소가 된 겁니까?

답) 용의자들은 이미 지난 2006년 12월에 기소됐지만, 루이지애나 주 법원이 2008년 8월에 무죄판결을 내렸습니다. 한달 후 연방정부 차원의 조사가 재개되고 이번에 새롭게 관련자들이 기소된 겁니다. 올해 2월부터 5명의 전직 경찰관들과 1 명의 민간인이 ‘댄지거 다리 사건’의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공모했다고 자수했습니다.

) 바로 지난 달에도 민간인을 살해한 혐의로 뉴올리언스 경찰관들이 유죄판결을 받은 것으로 아는데요.

답) 예. 역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에 상륙한 직후인 2005년 9월 2일 헨리 글로버 씨가 총격 살해됐는데요. 글로버 씨를 쏘아 숨지게 한 경찰관을 비롯해 5명의 경찰관들이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현재 연방 사법당국이 조사하고 있는 사건들 중 최소 8건에 현직 뉴올리언스 경찰관들이 연루돼 있습니다.

) 민간인들에 대한 경찰관들의 총격 사건이 시기적으로 허리케인 카트리나 상륙 이후에 집중된 것이 주목되는 군요.

답) 당시 뉴올리언스의 치안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던 것도 한 원인입니다. 1천6백 여명의 인명을 앗아가고 80만 여명의 이재민을 낸 카트리나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인데요.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뒤 전기, 물 등이 끊기자 마지막까지 현장에 남은 사람들은 약탈에 나섰고, 살인과 강간이 만연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이에 따라 당시 뉴올리언스의 레이 나긴 시장은 1천5백 명의 소속 경찰관들에게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치안을 유지하라고 당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이번 사건을 살펴보면 경찰관들이 무고한 시민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심지어 조직적인 은폐도 시도했는데요. 단지 치안 상황이 나빠서 그랬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답) 예. 사실 뉴올리언스 경찰 조직은 1990년대부터 부패의 온상이었는데요. 2 명의 전직 뉴올리언스 경찰들이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카트리나 참사 이후 혼란 사태를 틈타 경찰들이 스스로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고요, 이때 수 십 명의 경관들이 직무유기죄로 해고되거나 정직 처분을 받았습니다. 미치 랜드류 뉴올리언스 시장은 올해 2월 취임 직후부터 연방 법무부와 함께 현지 경찰 조직의 대대적인 개편을 위한 내사를 벌이고 있고 그 결과가 계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직후 뉴올리언스 시에서 무고한 시민을 총격 살해한 경찰관들이 최근 기소된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