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TPP) 협상 참여를 놓고 일본 정국이 소용돌이 치고 있습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TPP 협상 참여를 강행할 경우 자민당 등 야당은 물론 집권여당인 민주당에서조차 총리에 대한 문책결의안을 제출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도쿄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문)김 기자, TPP 협상 참여를 놓고 일본에서 찬반양론이 심하게 대립하고 있는 모양이죠?

답)네 그렇습니다. 노다 총리는 당초 오늘 저녁에 기자회견을 열고 TPP 협상 참여를 공식 선언할 계획이었지만 집권여당인 민주당에서조차 반발이 거세 발표를 하루 미루기로 했습니다. 발표가 늦춰지기는 했지만 노다 내각이 TPP 협상 참여 방침을 바꾼 것은 아닙니다. 당내 반대 여론이 심한만큼 당내 의견을 조율할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겁니다. 노다 총리는 12일과 13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12일 아침에는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내일이 참가 여부를 공식 선언하는 마지노선입니다.

문) TPP라는 용어가 좀 생소한데요, 먼저 설명을 좀 해주시죠.

답)네 TPP는 태평양연안국끼리 추진하고 있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입니다. FTA가 일대일 자유무역협정인 반면 TPP에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9개국이 참가해 무역장벽을 없애자는 겁니다. TPP는 원칙적으로 농산물을 포함해 모든 상품의 관세를 완전 철폐하는 높은 단계의 자유무역협정입니다. 또 상품 뿐만 아니라 인력과 서비스 거래도 자유롭게 하자는 것이어서 개방 폭과 범위가 FTA보다 훨씬 넓습니다.

문)그런데 일본은 제조업 선진국 아닙니까,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 일본 입장에서는 유리할 것 같은 데 반대의견이 거센 이유가 뭡니까.

답) 네 말씀하신대로 TPP에 가입하면 상품관세가 완전 철폐되기 때문에 일본의 제조업체들은 환영하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쪽은 국제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본의 농업과 금융 의료 등 서비스업입니다. 특히 일본은 농업시장을 완전 개방할 경우 쌀 등 핵심 농산물 시장을 보호할 수 없고 식량안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의 선진 금융시스템이나 의료법인이 일본 기업과 동등한 자격으로 경쟁할 경우 국내 시장을 모두 빼앗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교도통신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협상 참여에 대한 찬성과 반대 여론이 각각 38.7%와 36.1%로 양분돼 있습니다.

문)그렇다면 노다 총리가 그렇게 많은 정치적인 부담을 져가면서까지 결단을 내리려는 것은 왜 그런가요.

답)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만 먼저 경제적인 이유를 먼저 말씀드리면, 장기적인 침체에 빠진 일본경제에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아시다시피 일본은 20년에 걸친 디플레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성숙 소비사회인 자국 시장에 의존해서는 더 이상 성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TPP가입을 통해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무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일본은 FTA 협상에서 수출경쟁국인 한국에 크게 밀리고 있어 TPP가입을 통해 한번에 만회해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미국과의 외교관계입니다. 아시다시피 미-일 양국은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를 놓고 관계가 순탄하지 않았는데요, 이번에 미국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TPP가입을 수용함으로써 외교안보 동맹을 경제동맹으로까지 확산시키겠다는 의도입니다. 중국이 군사적으로 경제적으로 급부상하고 있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폭넓은 동맹관계 구축이 절실하다는 것이지요.

문)일본 정치권에서는 노다 총리가 TPP 협상 참여를 강행하면 총리 문책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고요?

답)네 그렇습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TPP반대 의원들은 노다 총리가 협상 참여를 끝까지 고집하면 총리 문책결의안 제출은 물론 탈당까지 불사하겠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현재 중•참의원 전체 국회의원(722명)의 절반에 이르는 356명이 반대하고 있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민주당이 깨지고 일본의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