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 외교수장으로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이 취임했습니다. 겐바 신임 외상은 차기 총리 후보로 주목 받고 있는 젊은 정치인인데요, 앞으로 일본의 외교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 김창원 기자를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문) 김 기자, 지난 주에 노다 요시히코 내각이 공식 출범했는데요, 외무상에 겐바 고이치로 의원이 임명됐네요. 일본 외교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어떻습니까?

답) 네 겐바 외무상은 일본의 차기나 차차기 총리감으로 꼽히는 민주당 핵심 정치인 중 한 명입니다. 올해 47살로 젊은 정치인이지만 중의원 6선입니다. 하지만 겐바 외무상은 1993년에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 줄곧 지방분권이나 재정 쪽에서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외교안보 분야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이 때문에 겐바 외무상 재임기간 중에는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이 큰 폭으로 수정되지는 않고 대체로 지금까지의 외교노선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노다 신임 총리도 경제통인데다 외교수장까지 외교 경험이 부족해 외교정책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겐바 외무상이 취임 인터뷰에서 독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고 하던데요?

답) 네 아사히신문이 5일 겐바 외무상을 인터뷰했는데요, 겐바 외무상은 독도에 대해 한국이 “법적 근거 없이 점거•지배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는 한국이 지배하고 있는 독도와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쿠릴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는데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일본 정부가 줄곧 주장해온 원칙적인 입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겐바 외상은 더 이상의 관련 발언은 하지 않아 영토 문제로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보입니다.

겐바 외무상은 중국과 분쟁 중인 센카쿠 열도에 대해서도 “영토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라며 “양국 간에 오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예기치 않은 사태에 대비해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조심스럽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미정책이나 대북정책은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답) 네 겐바 외상도 노다 총리와 마찬가지로 ‘미-일 동맹이 양국관계의 기축이라는 점에 대해 이견이 없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외교 현안인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해 “일-미 합의에 근거해 진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혀 후텐마 기지를 같은 현의 헤노코로 이전하기로 한 기존 합의를 준수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그는 “세계가 다극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서방 진영의 일원으로서 미-일 관계만 고려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과의 경제적 협조 등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겐바 외상은 또 북한과의 정부간 대화 가능성에 대해 “우선 남북 대화를 면밀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과 북한간 대화를 지켜보면서 북-일 대화 시기를 탐색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문)신임 외상이 아주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게 느껴지는군요. 한 가지만 더 들어볼까요. 최근 여론조사에서 일본인의 57%가 미군의 일본 주둔을 찬성했다는 보도가 있던데요.

답) 네 그렇습니다. 미국의 `AP통신’이 시장조사기관인 GFK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입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군이 일본에 계속 주둔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57%이고, 철군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34%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5년에도 비슷한 조사가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미군주둔 찬성과 반대 응답이 각각 47%로 비슷했습니다. 6년 만에 이처럼 찬성여론이 늘어난 것은 북한 핵 문제와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로 인해 위협을 느끼는 일본인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북한을 세계평화에 위협적인 나라로 보는 응답이 2005년에는 59%였지만 이번에는 80%로 크게 늘었고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싫어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90%에 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