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북한의 대화 공세에 경제적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쿄의 김창원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국에 대한 북한의 대화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일본 언론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네 일본의 주요 신문과 방송은 북한이 갑자기 대화 공세로 전환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 보도를 내놓고 있습니다. 당장 전쟁도 불사할 것처럼 강경발언을 되풀이하다가 대화를 주장하고 나온 것은 북한이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적 행동이라는 분석입니다.

내년 김일성 탄생 100년을 앞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 체제 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안정을 위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절박한데다 심각한 식량난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도발이나 포격과 같은 강경 자세가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지난 해 연평도 포격 등으로 김정은의 업적 만들기에 성공했고,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후계자 구축에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인 만큼 이제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는 것이죠.

문)북한이 대화전략을 취하고 나온 시점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있지요?

답)네 북한의 대화 공세는 내년 대통령선거라는 한국의 정치일정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겠다”면서 먼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사과를 하라고 하고 있죠. 하지만 한국 정부도 이대로 남북관계를 경색된 채로 놔두는 게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것이죠. 이대로 남북관계에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내년 대선을 맞을 경우 ‘남북관계 개선에 기여한 바가 없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이런 여론이 내년 말에 있을 차기 대통령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내다본 북한의 치밀한 계산이라는 겁니다.

조만간 워싱턴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의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북한이 대화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이 미국과의 한반도 안보 관련 논의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문)네, 그런데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이 백지상태에서 북한과 직접 대화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있다고요?

답)네 마에하라 외무상은 지난해 말부터 북한과의 직접대화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는데요, 발언 수위가 점점 과감해지고 있습니다. 마에하라 외무상은 어제 (11일) 기자회견에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개최와 관계없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일본도 정권이 바뀐 만큼 북한과의 논의에 백지상태로 임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백지상태라는 말의 의미를 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은데요, 일본에서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사건으로 인해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 납치 문제에만 매달리다 보면 핵이나 미사일 개발과 같은 일본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겁니다. 납치 문제, 핵, 미사일 문제를 패키지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더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북한에 우호적으로 접근하는 국가들이라면 언제든 만나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마에하라 외상의 발언에 화답하고 나섰습니다.

문)전향적인 발언이기는 한데 한-미-일의 대북정책과는 좀 거리가 있는 것 같은데요. 일본 여론은 어떻습니까?

답) 네 일본에서는 시기상조 아니냐는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습니다. 일본이 북한과 직접대화에 나서려면 동맹국인 미국은 물론 긴밀한 외교관계에 있는 한국의 양해도 필요한데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일본 정부 내에서도 납치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진전 전망이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 대화 제안은 자칫 북한에 이용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산케이신문은 오늘 “미국과 한국이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과 대화에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마에하라 외무상이 돌출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부정할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신문은 또 마에하라 외상의 이 같은 대북 대화 의지가 미국과 한국 등 우방국의 불신을 살만한 행동이라고도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