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여성의 의회 진출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국제의회연맹이 발표한 ‘2010 여성의 의회 진출’ 보고서를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는데요.  1백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의미 있는 날이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1910년 독일의 여성 노동운동가 클라라 제트킨의 제안으로 제정된 날입니다. 3월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정한 건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건 개선과 여성의 지위 향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날이 이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1857년과 1908년에 각각 대규모 시위가 있었는데요, 당시로서는 정말 보기 드문 사건이었습니다.

 

문) 이런 뜻 깊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서 국제의회연맹이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군요.

답) 네. 국제의회연맹은 세계 평화와 협력을 추구하는 각국 의원, 의회의 협력체입니다. 1889년에 설립돼서 세계 여성의 날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데요, 여성의 정치참여 문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각국 여성의 의회 진출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를 매년 발표해서 여성의 정치참여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문) 이번 보고서에서 나타난 특징은 어떤 게 있습니까?

답) 조사 결과 전세계적으로 여성의 정치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한 해 모두 48개 나라에서 총선거가 치러졌는데 절반 정도의 나라에서 여성 당선자들이 늘었습니다. 지난 해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여성 의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9%로 조사됐습니다. 지난 2000년 13%, 2005년 16%에 이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 여성 의원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전체의 5분의 1도 되지 않네요.

답)그렇습니다. 유엔은 여성 의원들의 비율이 적어도 30%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지난 해 이 목표를 달성한 나라는 10 개국도 안됐고, 2009년 수준 보다도 오히려 낮았습니다. 아직까지 여성 의원을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나라도 10개국이나 됐습니다.

문)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의장직을 맡는 여성들이 간간이 있지 않습니까?

답) 네. 지난 해에는 아프리카 모잠비크와 탄자니아에서 최초로 여성 의장이 탄생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는 의장직의 14%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밖에도 지금까지 여성을 국가원수로 선출한 나라는 9개 나라에 이르고 모두 13개 나라에서 여성을 행정부 수반으로 뽑았습니다.

문) 지역별로 살펴보죠. 북유럽이 여성의 정치참여가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조사됐군요.

답)네. 북유럽 의회에서는 여성 의원의 비율이 평균 40%가 넘었습니다. 전통적으로 북유럽은 여성의 정치참여가 높은 지역으로 꼽혔는데, 지난 해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지난 해 총선을 치른 스웨덴은 여성 의원의 비율이 45%에 달했습니다.

문) 반대로 아랍 지역은 성적이 가장 저조했네요.

답) 네. 여성 의원의 비율이 평균 11%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카타르의 경우는 아랍지역에서 유일하게 지난 해 여성 의원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성 의원의 비율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습니다. 4%를 간신히 넘긴 지난 1995년에 비하면 상당한 발전이라는 거죠. 아랍지역은 국가별로 여성 의원 비율의 격차가 심한데요, 일정한 수의 의원직을 여성에게 할당하는 제도를 갖고 있는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습니다. 요르단과 이집트가 그런 나라에 속합니다.

 

문) 이집트에서는 민주화 시위로 무바라크 대통령의 독재가 막을 내리지 않았습니까? 여성의 정치참여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답)아직 과도기이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들지만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만큼 이 문제가 주요 현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제의회연맹 측은 이집트의 새 집권세력에 여성의 참여가 거의 없어 매우 우려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새 민주헌법을 제정하기 위해 구성된 위원회에 여성이 한 명도 없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고 국제의회연맹은 지적했습니다.

 

문) 미국도 지난 해 중간선거를 치렀는데 여성 의원들이 많이 늘었습니까?

 

답) 2008년 선거에 비해 조금 줄었습니다. 미국의 여성 의원 비율은 17% 정도로 조사돼서 지난 해 선거를 치른 나라들 가운데 중간 정도 성적을 거뒀습니다. 여성 후보들이 어느 때보다도 많이 나왔지만 당선된 여성 후보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국제의회연맹이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10 여성의 의회 진출’ 보고서를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