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2009년 4월 헌법에 처음으로 인권 존중과 보호를 명시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이어 일부 인권 법령도 만들면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이규창 박사는 최근 ‘김정은 후계구도와 북한 인권’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북한의 인권 상황이 그 이후 오히려 악화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박사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북한의 지난 2009년에 헌법을 개정했고, 이후에도 새로 만들어진 법령들이 있었는데요. 인권과 관련해서 어떤 내용들이 있습니까?

답) 북한이 2009년 4월 9일에 헌법을 개정했는데요. 당시 북한 인권과 관련해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헌법 차원에서 처음으로 인권 존중과 보호를 명시했기 때문인데요. 그 이전까지는 변호사법과 형사소송법 같은 개별적인 하위 법령에서만 인권을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2009년 헌법 개정 이후에 북한이 노동보호법, 여성권리보장법, 아동권리보장법과 같은 인권 관련 법령들을 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사회주의노동법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노동보호법은 기존의 사회주의노동법 상의 노동 보호 관련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보완 발전시키고 있고요. 또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보호 강화 차원에서 새로운 규정들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여성권리보장법과 아동권리보장법을 제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 법령들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제정 시기와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할 수 업습니다.

문) 아무튼 이렇게 2009년 헌법 개정 이후에, 법적으로 인권 관련 내용들을 새롭게 포함하게 된 배경은 뭘까요?

답) 그 동안 북한이 인권을 침해한다는 외부의 비판이 많이 있었습니다. 2009년 개정 헌법 중 인권 관련 내용은 이런 외부의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 드린 노동보호법이나 여성권리보장법, 아동권리보장법 제정도 마찬가지로, 외부의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이와 같은 비판을 불식하고, 실질적인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한 법령 제정에 그쳐서는 안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문) 그러니까 이런 법령들이 실제 인권 개선에 기여해야 한다는 말씀인데요. 그런데, 이번에 발표하신 논문에서는 지난 2년간 인권상황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보고 계시군요?

답) 예

문) 왜 그렇게 판단하고 계신지 여쭙고 싶고요, 또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이 그 기간 동안 오히려 북한 내부를 통제하기 위한 법령들이 대폭 강화됐다고 지적하셨는데요. 이 부분도 좀 말씀해주시죠?

답) 2009년 4월에 헌법을 개정했고, 곧 이어서 형법도 개정했습니다. 북한이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형법을 개정하면서 체제유지와 관련된 규정들을 대폭 정비하고, 처벌을 강화한 특징을 보였는데요. 몇 가지만 말씀 드리면, 국방 관리 질서를 침해한 범죄 조문들을 대폭 개정하면서, 새로운 처벌 유형을 신설하고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또 명령 결정 지시 집행 태만 죄의 대상에 국방위원회 명령, 최고사령관 명령, 당 중앙군사위원회 명령, 결정, 지시 등을 추가했습니다. 또 군수품 생산 관련 처벌 대상을 확대하고 처벌을 강화했습니다. 그 다음에 북한이 자본주의 문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도 강화했는데요. 기존에는 퇴폐물의 반입, 유포만을 처벌한 데에서, 퇴폐물의 보관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집단적 소동죄, 직무집행 방해죄, 허위풍설 날조, 유포죄에 관한 처벌도 강화했습니다. 또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탈북행위에 대한 처벌도 상당히 강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 그러니까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들, 또 탈북자 관련 새 법령들은 대부분 내부 통제와 연관된 것으로 느껴지는데요. 이렇게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것은 아무래도 후계체제와 관련 있겠죠?

답) 저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북한이 2009년 12월에 화폐개혁을 단행했지만 실패로 드러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히 고조됐고요. 2010년 9월말에 김정은 후계구도 공식화, 또 2010년 3월에 천안함 사건과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과 같은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 대한 불만을 차단하고, 김정은 후계체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내부 통제와 처벌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공개처형이 2000년대 중반에 잠시 주춤했었는데, 2007년을 지나면서, 특히 2009년과 2010년에 많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요. 또 자본주의 문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서, 삐라와 영상물 등을 통한 외부 정보 유입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처벌이 이루지는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탈북행위에 대한 단속과 처벌도 상당히 강화되고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이에 따라 한국에 들어오는 탈북자 수도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2006년 2천18명, 2007년 2천544명, 2008년 2천809명, 2009년에는 2천927 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었는데요. 2010년에는 2천424명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이런 추세가 오래 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 그러니까 인권 관련 법들은 신설이 됐는데도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는지 잘 알 수가 없고, 다른 한편으론 이런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들이 강화됐기 때문에, 인권 상황은 더 악화된 것으로 보시는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문) 최근에 중동에서 민주화 바람이 불고 있고, 반정부시위로 체제가 바뀐 곳도 있는데요. 이런 추세 속에서, 북한의 주민 통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까요?

답) 좋은 지적을 해주셨는데요. 최근 북한에 컴퓨터와 비디오, 휴대전화, MP3, USB 같은 기기들이 도입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차단하기 위해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 중동과 북아프리카 나라들에서 민주화 바람이 번지고 있는데요. 이런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김정은 후계구도 안정을 위해서, 자본주의 문화, 특히 남한의 실상이 북한에 알려지는 것을 방지하고, 중동 발 민주화 바람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 외부 정보의 유입과 유통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조만간 형법을 다시 개정해서, 이런 처벌을 강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답) 네, 감사합니다.

아웃트로: 지금까지 한국 통일연구원 이규창 박사와의 인터뷰를 전해 드렸습니다. 인터뷰에 김근삼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