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북한 주민의 삶의 질: 실태와 분석’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는41명의 탈북자를 심층면접해 작성한 보고서인데요,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정은미 박사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 보겠습니다.

문)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주제로 한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셨는데요, 우선 이번 연구의 배경을 여쭤보겠습니다.

답) 일반적으로 대북 지원을 할 때, 문제점으로 분배의 투명성을 강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를 비롯해서 이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팀은 대북지원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분배 투명성 뿐만 아니라, 북한 주민의 삶의 질과 연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최근 북한을 나온 탈북자 41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해서 북한 주민의 삶의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게 된 것입니다.

문) 조사 내용으로 들어가서요. 탈북자들의 삶을 상류, 중류, 하류, 이렇게 구분해서 살펴보셨는데, 우선 상류층 북한 주민들의 의식주 양상은 어떻던가요?.

답) 우선, 상류층은 100퍼센트 쌀밥을 기본 주식으로 하고, 이것 보다는 고기나 채소, 과일 등 이런 부식류 섭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전혀 제약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건강을 생각해서 웰빙식, 즉 건강식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커피와 같이 기호식품 소비도 즐기고요. 옷은 주로 수입산, 즉 일본 옷이나 한국산 새 옷을 횟수에 구애받지 않고 사 입습니다. 또, 취사나 난방, 전자제품 사용도 거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그런 주거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류층 비중은 북한 전체인구의 10퍼센트 이내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문) 일부 민간 대북매체나 대북지원단체들이 전하는 북한 주민들의 어려운 삶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군요. 그 동안 저희가 외부에서 짐작하던 수준과 다르고요?

답) 예, 조금 그럴 수 있습니다.

문) 또, 가전 제품을 맘 놓고 쓰려면 전기가 잘 들어와야 할텐데, 북한 전기 사정이 나쁘지 않습니까?

답) 네, 그런데 상류층은 다 대체 방안이 있고요, 다른 계층들은 좀 그런, 전기 부족 때문에 생활의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문) 자,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상류층이 10퍼센트 미만이고, 90퍼센트 이상 되는 나머지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은 어떻던가요?

답) 네, 기본적인 특징만으로 말씀 드리면요, 중류층은 대체로 쌀밥을 기본 주식으로 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 두번 고기를 먹습니다. 입는 것도 중국산이나, 한국산 중고 옷을 계절별로 한 벌 씩은 구입할 수 있고요, 전자제품은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 처럼 전기부족으로 인해서 사용에 일부 제약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중류층은 북한에서 3,40 퍼센트 정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물론 지역적 편차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류층 경우는 기본적으로 세 끼 식사 해결에 늘 어려움을 겪고 있고요, 쌀보다는 옥수수가 더 많이 섞여있는 주식을 합니다. 부식물도 김치나 나물, 이런 것 등으로 매우 제한되어 있고요, 고기 섭취는 일 년에 몇 번 정도만 가능합니다. 옷은 주로 다른 사람이 입었던 옷을 입고, 전자제품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하류층이 북한 전체 인구의 한 50퍼센트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 말씀을 들어보니까, 아까 41명의 탈북자들을 면접해서 만든 보고서로 알고 있는데요, 일단 응답하신 분 중의 절반 정도는 그래도 북한에 계실 때 삼시 세 끼는 다 드신 거군요. 반찬에 문제는 있더라도요?

답) 저희가 면접한 분들은요, 중류층 이상이신 분들이 훨씬 많았고요, 저희가 질문을 할 때, 그분들에게, 객관적으로 몇 퍼센트 정도 되느냐, 라고 또 간접적으로 질문을 했습니다. 그런 질물을 통해, 저희가 이런 각 계층의 차지하는 비중을 추정을 한거죠.

문) 그리고, 보고서에 보니까요. 아까 절반 정도라고 말씀하신 하류층, 이분들은 삼시 세 끼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인데요, 일부 과시소비가 행해지고 있다는 내용도 있던데요?

답) 네, 과시소비라고 평하긴 좀 무리가 있고요, 소비의 과시효과, 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같은데, 앞서 말씀드린 것 처럼, 하류층은 하루 세 끼 식사를 늘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생활이 열악합니다. 그런데, 전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부 하류층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는 행동 특징 중 하나가, 남들에게 자신이 가난하다고 멸시받는 것이 싫어서, 잘 먹진 못해도, 좋은 옷을 입으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종의 옷을 통해서 계급을 이전하려는 거죠.

문) 그리고요, 지금 쭉 말씀을 듣다 보니까, 아까도 제가 잠시 여쭤봤던 건데, 보고서 내용을 보면 사실 저희들이 외부에서 듣는 것 보다 북한 주민들의 삶이 그렇게 아주 심각하진 않은 거 아닌가. 우리가 외부에서 듣는 것 보단 좀 더 나은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조사를 하신 입장에서는 어떤가요?

답) 저희 연구팀도 조사를 하면서, 당황했던 점이 그 점입니다. 무작위적으로 선정해서, 심층 면접을 했는데도, 대체로 탈북자 분들이 전하는 북한 주민의 생활 수준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좀 높더라고요. 그런데, 곰곰히 저희가 따져 보니까, 대체로 면접한 분들이 2009년 이후에 북한을 나온 사람들인데, 이 분들의 특징이 북에서의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는 거예요.

문) 탈북을 할 수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경제적 여유다라는 말씀이군요?

답) 예, 그렇죠. 또 그런 분들이 탈북을 요즘은 많이 하시고.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전반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이 향상되고 있지만,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있다. 하지만, 언제 탈북한 사람들이 말하는 수준인가에 따라서 유의해서 봐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문) 지금, 2009년 이후에 나온 분들을 집중적으로 면접을 하셨다고 하셨는데요, 사실 2009년에 북한에서 화폐 개혁으로 경제가 많이, 특히 서민 경제가 많이 어려워지고 중, 상류층도 어려워진 것으로 저희가 알고 있는데, 소비 행태에도 영향이 미쳤겠죠?

답) 예, 많이 미쳤는데요, 2009년 말 갑자기 실시된 화폐 개혁은 한 마디로 반 시장 정책 입니다. 화폐 개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계층이 중류층인데, 왜냐하면 중류층은 시장을 통해 새롭게 부를 형성한 계층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반 시장 정책인 화폐 개혁 때문에 중류층의 삶이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 되는 그런 결과를 낳았습니다.

진행자) 예,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정은미 박사로부터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과 관련한 보고서 내용에 대해 들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