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최근 법무장관에게 출판금지 권한을 부여해 온 법률을 폐지했습니다. 인권 운동가들과 작가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표현의 자유를 위한 승리라며 환영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998년 독재자 수하르토 대통령이 사임한 이래 동남아시아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활기차게 발전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많은 법규들을 폐지했고, 인도네시아의 언론 활동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다양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부 독재의 잔재가 남아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 법무장관은 서적의 출판이나 판매를 금지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고 있었습니다. 지난 2004년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직접선거가 실시된 이래, 군사작전이나 파푸아의 분리주의 반란 움직임을 다룬 서적 등 20여권이 이 법에 따라 출판을 금지 당했습니다.

지난 2009년에 책 출판을 금지 당한 작가들로 구성된 ‘독립언론인연합’은 올해 초 헌법재판소에 이 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출판금지법은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 가치에 어긋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몇 주 전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이 단체의 헌법소원을 받아들이면서, 출판물을 제한하는 권한은 법원에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ANTV 방송의 편집인인 우니 줄피아니 루비스 위원은 이번 판결이 완전한 승리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언론 활동을 감시하는 언론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루비스 씨는 이번 판결이 좋은 소식이긴 하지만 충분하진 않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 법무장관실이나 다른 정부기관이 출판금지 조치를 취하지 못하도록 완전히 보장하진 않았다는 것입니다.

인권 운동가들은 수하르토 전 대통령이 반정부 인사들을 탄압하는 데 1963년에 제정된 이 출판금지법을 종종 이용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 인도네시아 법무장관이 금지한 5권의 책들은 종파간 분쟁과 파푸아의 분리주의 정서, 그리고 지난 1965년 수하트로 전 대통령이 권력을 장악하는데 기여한 쿠데타를 둘러싼 사건 등을 다뤘습니다.

일부 인도네시아 관리들은 출판금지 조치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자문위원인 테쿠 파이자스야 씨는 인도네시아는 표현의 자유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며, 그러나 평화와 화합을 위해 필요하다면 출판금지 조치가 정당화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는 폭력 등 갈등을 빚을 수 있는 선동 행위를 막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파이자스야 씨는 사회 안전과 화합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과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수백 개 인종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2억4천만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대부분 이슬람교 신자지만 정령신앙이나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최근 수도 자카르타 외곽에서 일부 이슬람 신자들이 기독교 신자들을 공격한 사건이 일어난 이래, 지난 몇 달 동안 인도네시아 관리들은 종교적 과격파가 국민화합을 위협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보에디오노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이 같은 사람들은 증오를 퍼뜨리는데 표현의 자유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 자문위원인 파이자스야 씨는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문화적 복잡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는 아직도 다른 문화나 종교적 신앙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언론위원회의 루비스 위원은 아동 음란물 금지 등 일부 제한 조치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루비스 위원은 그러나 정부의 검열은 대부분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며, 출판금지 조치를 제한한다고 해도 정부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할 방법은 많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