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억류 중인 미국인을 정치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은 부당하다고, 국제 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북한이 최근 발표를 통해 불법 입국 혐의로 형이 확정된 곰즈 씨에 대해 전시법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처사라는 것입니다. 김근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가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처사를 강력히 비난했습니다.

이 단체의 일레인 피어슨 아시아 담당 국장은 29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조치는 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곰즈 씨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은 매우 부당하며, 한 개인에 대한 재판 과정에 정치 문제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피어슨 국장은 특히 북한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곰즈 씨에게 전시법을 적용하겠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처사라며, 곰즈 씨를 천안함 사태와 연관지을 근거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곰즈 씨는 지난 1월 북한에 불법 입국했다가 체포됐으며, 지난 4월 조선민족적대죄 등으로 8년의 노동교화형과 7천 만원의 벌금을 선고 받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천안함 사건으로 조성된 최근의 긴장 상황과 관련해 미국을 비난하면서, 현 상황을 전쟁 국면으로 간주하고 곰즈 씨에게 전시법을 적용해 형을 가중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피어슨 국장은 휴먼 라이츠 워치가 곰즈 씨 사건에 대해 계속 우려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재판 과정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앞서 발표한 곰즈 씨 관련 성명에서도 북한의 재판 과정이 매우 불공정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곰즈 씨에게 중형을 선고하면서도, 구체적인 혐의와 형이 선고된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미 국무부도 이미 곰즈 씨 문제를 정치적 사안과 연계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습니다.

국무부는 북한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곰즈 씨를 석방할 것을  촉구하면서, 특히 정치적 문제와 연계시키지 않고 분리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에서 곰즈 씨 가족을 대변하고 있는 탈리아 슐레싱어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 당국의 최근 발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곰즈 씨가 하루속히 집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