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 상황을 조사하도록 촉구하는 국제 캠페인이 추동력을 얻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가 밝혔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 라이츠 워치는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여전히 혹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가 24일 발표한 전세계 연례 인권보고서에서 공개한 북한의 인권 상황은 지난 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기구 조직과 언론의 자유, 민권의 기능 또는 종교자유가 없으며, 구금시설 내 폭력과 고문 행위 역시 심각한 고질적 문제로 남아있다는 겁니다.

이런 열악한 상황으로 미뤄볼 때 국민의 권리를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다는 북한 정권의 주장은 빈 소리에 불과하다고 이 단체는 강조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그러면서 유엔이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국제 캠페인이 추동력을 얻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내 여러 대북 인권단체들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지난 해부터 유엔에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에 대한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각국에 조사위 구성을 지지할 것을 촉구하는 인권단체들의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며, 유럽의회 역시 지난 해 7월 채택한 북한인권 결의안을 통해 유럽연합(EU)에 조사위 구성 지지를 촉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톰 말리노프스키 워싱턴지부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국제사회가 영향력을 미치기가 가장 어려운 나라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에 들어가 구체적이고 정확한 인권 실태를 조사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말리노프스키 지부장은 그러나 북한 정권 역시 국제사회에 비쳐지는 자국 내 인권 상황에 일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이런 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제수용소를 운용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라는 것을 몰랐다면 북한 정권은 굳이 국제사회에 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숨기려 하지 않았을 것이란 겁니다.

휴먼 라이츠 워치는 올해 보고서에서 북한 정부는 정치범 관리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과 한국 당국은 북한의 14호 개천, 15호 요덕, 16호 화성, 22호 회령, 25호 청진 관리소 등지에 20만 명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고위 관리를 지낸 말리노프스키 지부장은 이런 주요 문제들에 초점을 맞춰 장단기적인 인권 개선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북한 안팎의 정보 교류와 유입 활동을 더 강화해 김정일 정권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 요구에 힘을 실어주고, 장기적으로는 정권이 바뀌어 남북한이 통일을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춰 노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말리노프스키 지부장은 오바마 행정부는 앞으로 중국과의 대화 등을 통해 북한 내 인권 상황과 관련해 중국을 더욱 압박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