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발표한 올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 추정치에 대해 조은정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올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도정 전 기준으로 5백 33만t이라고 유엔이 발표했는데요, 지난 해보다 3% 증가한 수치이죠?

답) 예.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와 세계식량계획 WFP는 공동 보고서에서 비료, 연료, 살충제, 트랙터 등 농자재 투입이 증가해 올해 북한의 수확량이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비료의 경우, 지난 해에 비해 총 투입량이 10% 늘어 50만t에 달했다고 북한 농업성이 유엔에 보고했습니다.  

문) 전문가들은 당초 올해 북한 비료 투입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죠. 매년 30만 t씩 비료를 지원했던 한국 정부가 지난 2008년부터 비료 지원을 중단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농업성이 유엔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외부로부터 들여온 비료의 양이 지난 몇 년간 계속 늘었습니다. 2008년에는 18만 t, 2009년에는 27만t, 올해에는 30만t으로 증가했습니다. FAO는 중국으로부터의 비료 반입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문) 올해는 예년보다 홍수 피해가 커서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는데요. 수확량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나 보죠?

답) 북한에서 직접 작황조사를 실시한 FAO의 키산 군잘 박사는 중부와 남부 등 곡창지대에도 강우량이 많았지만 피해 규모는 비료 등 요소 투입량 증가로 상쇄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홍수가 옥수수 농사에는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군잘 박사는 “옥수수와 같이 건조한 지대에서 자라는 작물은 논에서 재배하는 쌀에 비해 홍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북한에서 재배한 옥수수에 곰팡이가 자란 사진들을 입수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의 총 수확량이 5백33만 t인데요. 개별 작물로는 어떻게 됩니까?

답) 우선 홍수 피해를 입은 옥수수의 수확량은 지난 해에 비해 1.3% 줄어든 1백68만t입니다. 반면 쌀은 3.7% 늘어난 2백43만t으로 도정 작업을 거치면 1백58만t을 수확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감자 수확량은 지난 해보다 12% 늘어난 15만 8천t인데요, 이 무게는 곡물환산치로 실제 무게의 4분의 1입니다. 군잘 박사는 북한이 올해 늘어난 비료를 주로 쌀 재배에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문) 올해 수확량은 다소 늘었는데, 여전히 필요량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죠?

답) 예. 유엔은 내년에 도정 후 기준으로 5백35만t의 식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하면 올해 11월부터 내년 10월까지 약 86만7천t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유엔은 밝혔습니다. 이 중 북한 농업성이 수입을 예정하고 있는 32만 5천 t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식량 부족분은 54만 2천t입니다.

문) 식량이 모자라면 아무래도 취약계층이 가장 영향을 받을 텐데요.

답) 예. 이번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취약계층이 필요로 하는 식량의 양을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군잘 박사는 “FAO와 WFP는 어린이, 산모, 노인, 저소득층 등 약 5백만 명의 북한 주민들에게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위해 총 30만 5천t의 식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군잘 박사는 최소한 이 만큼의 식량 원조는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북한의 식량 안보를 개선하기 위한 제안도 있었죠?

답) 예. 감자를 저장하고 옥수수를 건조하는 설비가 개선돼야 손실분이 줄어들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텃밭과 뙈기밭 등 개인경작지 농사를 북한 당국과 국제사회가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한 점입니다.

군잘 박사는 작황 조사 당시 개인 경작지를 가진 주민들을 조사할 수 있었다며, 약 30평 정도의 개인경작지들은 협동농장보다 생산성이 훨씬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문) 어떻게 도울 것을 제안했나요?

답) 좋은 종자, 비료, 살충제, 농업기술 전수 등의 방법을 통해 개인 경작지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밖에 영양을 개선하기 위해 단백질이 풍부한 콩을 재배하고 물고기를 양식할 것도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