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초 북한에 대한 긴급 식량 지원 계획을 발표한 유럽연합이 지원과 관련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공개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유럽연합은 지난 4일 북한에 대한 1천만 유로, 미화 1천 5백만 달러 상당의 긴급 지원 계획을 발표했었는데요. 이번에는 자세한 이행 내용을 담은 예산안을 공개했군요?

답) 예. 유럽연합의 정책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는 6일 ‘대북 긴급 인도주의 지원 예산안’을 채택했습니다. 예산안에는 대북 지원에 나서게 된 배경 등이 담겨 있는데요, 핵심 내용은 1천만 유로 규모의 식량 지원을 앞으로 최대 6개월에 걸쳐 집행하겠다는 겁니다.

문) 유럽연합은 이번에 2만t 분량의 쌀과 옥수수, 콩, 건강기능식품을 전달할 것이라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북한이 애초 유럽연합에 요청한 양은 이보다 훨씬 많았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유럽연합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월 24일 박의춘 외무상 명의로 캐서린 애쉬턴 유럽연합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원조, 구호, 위기대응 담당 집행위원에게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 서한에서 북한은  10만t 상당의 식량과 비료를 긴급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문) 세계식량계획 WFP등 유엔 기구들은 지난 3월에 북한 현지에서 실태를 조사하고 난 뒤에, 북한의 올해 식량난이 특별히 심하고 약 6백만 명의 주민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죠?

답) 예. 그럼에도 많은 나라들은 선뜻 대북 지원에 나서지 않았고요. 유럽연합 역시 유엔 조사 외에 자체 조사에 나섰습니다. 인도지원사무국 ECHO 소속 5명의 전문가들이 6월 6일부터 15일까지 함경남도의 함흥시와 단천시, 강원도 원산시와 고산군에서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문) 유럽연합의 이번 지원은 당시 조사를 실시했던 지역 위주로 이뤄지는 거죠?

답) 예. 유럽연합은 함경남북도와 량강도, 강원도에서 5살 미만 어린이들과 임산부, 수유모, 병원 입원 환자들, 노년층 등 총 65만 명에 식량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문) 유럽연합의 이번 예산안에 구체적인 분배 계획도 담겨 있습니까?

답) 예.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가 4개 도에서 53만5천 명의 임산부와 수유모, 12만1천 명의 입원 환자들, 4천2백 명의 어린이들과 이 밖에 노인들에게 보조식품(food supplements)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 영국의 구호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은 치료 목적의 기능식품 (therapeutic feeding)을 군 병원에 입원해 있는 심각한 영양실조 어린이 4천 명에게 제공할 예정입니다.

문) 유럽연합은 지원될 식량에 대한 엄격한 분배 감시를 강조하고 있죠?

답) 예. 예산안에서는 ‘집행위원회가 인도주의 지원 활동을 정기적으로 점검할 의무가 있다’라고 명시돼 있는데요. 앞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집행위원은 대북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만일 식량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전용되는 것이 발견될 경우 유럽연합은 즉각 인도주의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언제든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세계식량계획은 분배감시와 관련해서, 매달 4백 곳을 방문해 철저한 감시를 할 것이라고 밝혔죠?

답) 예. 매달 400회 현장방문 등의 조건은 유럽연합이 북한 당국과 별도로 맺은 게 아니라 세계식량계획이 지난 4월 16일 북한 당국과 맺은 양해각서에 담겨 있는 내용입니다. 예산안은 “인도지원사무국 ECHO 현장 요원들이 WFP와 북한 당국간에 맺은 분배감시 합의 조건의 적용 여부를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유럽연합이 WFP가 기존에 북한 당국과 맺은 분배감시 조건 이외의 보다 강화된 추가 조건을 확보하지는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문) 유럽연합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식량 실태가 어떤가요?

답) 예. 유럽연합은 예산안에서 북한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명백한 증거를 발견했다’, ‘충분한 증거가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는데요. 일부 지역에서 급성영양실조 어린이 비율은 유엔아동기금 UNICEF가 2009년 발표한 5.2% 보다 높은 것으로 유럽연합 현장 조사단이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보건체계를 믿지 않아 치료를 받지 않고 있어 어린이 영양실조 실태가 알려진 것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북한 당국은 올해 식량을 어느 정도나 확보했습니까?

답) 유럽연합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올 들어 6월까지 10만t 가량의 식량을 수입했는데요. 특히 중국에서 옥수수를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올해 계획한 수입량 20만t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유럽연합은 지적했습니다. 유럽연합은 특히 공공배급제에 의존하고 있는 도시 지역 주민들이 식량 확보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주민들이 야생 풀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등 식량난에 대한 대처법도 한계에 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유럽연합은 앞서 이 달 중에 첫 선적분을 북한에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예정대로 진행되는 건가요?

답) 아직 분명치 않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변인실은 어제 (7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현재 WFP와 지원 내역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선적분의 도착 시기 등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아직 대답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