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들의 시위가 오늘 (31일)로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무바라크 대통령은 내각 개편에 이어 개혁 조치들을 약속하는 등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태의 열쇠는 군부가 쥐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최원기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문)000기자, 이집트 사태가 오늘 (31일)로 일주일째를 맞았는데요, 먼저 현지 상황이 어떤지 전해주시죠.

문)네, 민주화와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들의 시위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무바라크 대통령은 어제 (30일), 전날 임명한 새 내각에 정치와 경제 관련 개혁 조치들을 지시했습니다. 아울러 탱크를 비롯한 군 병력을 카이로에 배치하는 한편 통행금지도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카이로에만 수 만 명에 달하는 시위대는 통금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오늘 (31일) 은 한동안 시위 진압에 나서지 않았던 경찰 병력이 다시 길거리에 배치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경찰과 시위대의 폭력적인 충돌은 크게 줄어든 상황입니다.

문) 수 만 명의 시위대가 일주일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 결국 어떻게 종결될지 초미의 관심사인데요. 무바라크 대통령은 정권을 내놓지 않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군요?

답)그렇습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주말인 지난 29일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내각 개편을 발표한 데 이어 어제 (30일)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정치와 경제 분야의 개혁 조치들을 제시했습니다. 핵심 내용은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이 됐던 물가 상승과 높은 실업률을 다잡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겁니다. 또 부패 척결을 위한 방안들을 제시하도록 하는 한편 야당 측과는 대화에 나서도록 여당에 지시했습니다. 앞서 무바라크 대통령은 내각 개편을 통해 최측근인 오마르 슐레이만 정보국장을 부통령에, 그리고 아흐마드 샤피크 전 항공부 장관을 총리에 임명했습니다. 그 동안 무바라크는 대통령직과 부통령직을 겸임해왔는데요, 이번에 20년 만에 부통령직을 내놓은 것입니다.

문)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집트 국민들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이런 조치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답) 네, 무바라크 대통령의 조치들은 시위를 진정시키는 데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데 무바라크는 자신의 최측근 인사들로 내각을 구성하는 등 ‘한가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의 말을 들어보시죠.

아랍어 액트…

내각 개편은 웃기는 일이며, 사태가 끝나려면 무바라크가 물러나야 한다는 겁니다.

문)상당히 격앙된 분위기인데요, 결국 내각 개편도 별 효과가 없는 것 같군요. 그런데 카이로 시내에 탱크를 비롯한 군 병력이 배치됐다는 데, 혹시 군인과 시위대간 충돌은 없나요?

답)시위가 격화되면서 경찰 병력으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되자 무바라크 정부는 카이로 시내 중심부에 탱크를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군인과 시위대간 충돌은 없는 상황이고, 오히려 양측 사이에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시위대는 탱크에 다가가 군인들과 악수를 하는가 하면 기념사진도 찍고 있습니다. 또 군인들도 “시민들에게 발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군대와 시위대가 한편이 됐다고 하니, 1960년 한국에서 일어난 4.19 혁명이 생각나는군요. 그때도 군인들이 시위대 편에 서는 바람에 이승만 정권이 무너졌는데요. 이번 이집트 사태도 군부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봐야겠죠?

답)그렇습니다. 이집트에서는 지난 50년간 나세르와 사다트, 그리고 무바라크 등 군부 출신 인사들이 권력을 잡아왔습니다. 또 군부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최대 권력 기반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군부가 지지를 철회할 경우 무바라크 대통령은 하루아침에 권좌에서 밀려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이집트 전문가인 존 브래들리는 “이집트 군부가 조만간 무바라크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퇴진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답)이번 사태와 관련해 이집트 출신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총장이 핵심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요?

답)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을 지낸 엘바라데이는 그 동안 카이로에서 가택연금돼 왔었는데요. 어제 (30일)부터 시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엘바라데이는 외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무바라크에게 사임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며, 사흘 안에 이집트를 떠날 것을 요구했습니다. 엘바라데이는 또 무바라크 사임 이후 1년의 과도기를 두고 민주적인 정부를 선출해야 한다며, 자신이 과도정부의 대통령직을 맡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외신들은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무슬림 형제단 등  재야단체들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명망이 높은 엘바라데이가 과도정부를 떠맡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문) 끝으로, 이번 이집트 사태로 인한 희생자가 지금까지 어느 정도나 됩니까?

답)정확한 희생자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현지 언론들은 사망자가 적어도 1백 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1천 명 선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자, 미국과 영국, 중국 등 각국은 특별기를 동원해 이집트 내 자국민을 철수시키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대부분 카이로에 소재한 지사를 폐쇄하고 주재원들은 인근 국가로, 그리고 가족들은 귀국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째를 맞은 이집트 시위 상황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