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화폐개혁을 단행한 지 오늘(30일)로 2주년이 됐습니다. 북한 당국이 물가를 잡겠다며 실시한 화폐개혁은 ‘저성장 고물가’라는 정반대 결과를 낳았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오늘부터 두차례에 걸쳐 화폐개혁 특집을 보내드릴 예정인데요. 오늘은 그 첫 순서로 이연철 기자가 북한 화폐개혁의 경과를 정리해 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2009년 11월 30일, 전격적으로 화폐개혁을 단행했습니다.

한국 언론보도 “북한이 오늘(30일) 오전, 17년 만에 화폐개혁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해서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데……”

북한 정권수립 이후 5번째로 이루어진 이 화폐개혁의 핵심은 기존 화폐와 새 화폐를 1백 대 1의 비율로 교환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새 화폐 1원이 기존 화폐 1백원을 대신하는 것으로, 북한 화폐의 가치를 1백 배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북한 중앙은행 관리를 인용해, 화폐 유통량을 줄이고 화폐 가치를 높이는데 화폐개혁의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화폐개혁 직후, 쌀 1kg에 23원, 옥수수 1kg에 8원 등 새 화폐에 따른 새로운 국정가격을 공시했습니다.

기존 화폐로 월3천원 안팎이었던 월급을 새 화폐로도 그대로 받게 된 노동자들로서는 월급이 1백 배 오른 셈이었기 때문에 새 국정가격이 지켜지기만 한다면 살림이 크게 나아질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물자가 부족한 북한에서는 물가가 오르는 것이 시간 문제였기 때문에  그 같은 국정가격이 지켜질 수 없었습니다. 당시 북한에서 화폐개혁을 경험했던 탈북자의 말입니다.

“쌀 값이 30원까지 쭉 내려갔다가 일주일 만에 40원, 50원으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 쭉쭉 올라가서…”

화폐개혁 직후 1kg에 20원~30원 하던 주요 도시 쌀값이 불과 한 달만에 열 배인 3백 원을 훌쩍 뛰어넘었고, 콩기름 값도 1kg당 1백50원에서 1천 5백원으로 열 배나 올랐습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 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화폐개혁의 후유증이 너무 컸다고 지적합니다.

화폐개혁이 단행되자 마자 곧바로 식량 가격이 폭등하고 물자 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등 후유증이 너무 컸다는 것입니다.

화폐개혁의 부정적인 영향이 북한 당국의 당초 예상 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따라  북한 당국도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화폐개혁을 단행한 지 몇 개월 만에 다시 시장을 개방하고 외화 사용을 전면 허용하는 등 화폐개혁 이전으로 되돌아 간 것입니다.

북한의 김영일 내각총리가 화폐개혁 실패로 인한 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잘못된 조치들을 시정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북한 당국이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을 처형했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미 지난 해 5월 부터 북한의 화폐개혁이 실패로 끝났다고 결론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화폐개혁이 실제로는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적지 않은 부작용만 낳았다는 것입니다.

특히, 화폐 개혁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북한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계속 크게 올랐고, 그 같은 추세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북한 내부 소식통은 북한의 쌀 값이 1kg 당 3천원까지 급등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혔습니다.  화폐개혁 당시 국정가격 23원과 비교하면 2년 만에 쌀 값이 1백30배 폭등한 것입니다.

또한, 미국 달러화에 대한 북한 원화의 환율도 2년 전으로 되돌아 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통일부가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화폐개혁 직후인 지난 2009년 12월 1달러 당 30원 대 였던 환율이 지난 10월에는 2천7백원에서 2천8백원 대로 올랐습니다.

이 밖에 북한에서는 화폐개혁 실패의 여파로 달러화 등 외화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됐고, 물가 상승으로 서민층의 실질적인 소득이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되면서 빈부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부작용도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경제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한국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0.5%를 기록한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로써 2009년  마이너스 0.9%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의회 산하 독자적인 연구기관인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연구원은 북한의 화폐개혁은 부유층 주민들의 삶 마저 어렵게 한 어리석은 실책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북한 화폐개혁은 대부분의 주민들은 물론 부유층 주민들의 삶마저 어렵게 만든 완전한 재앙이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물가를 잡겠다고 시작한 북한의 화폐개혁이 오히려 물가를 더욱 폭등시켰다며, 그 결과 주민들의 생활이 더욱 어렵게 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부가 전격 단행한 화폐개혁 2년을 맞아 보내드린 특집방송, 다음은 북한 화폐개혁 실패에 따른 민심 이반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