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이어지면서 중국 정부가 핵 안전 점검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제도적 투명성이 부족해 핵 안전 문제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에도 원자력발전소 확충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던 중국 정부가 당초 입장을 바꿔 핵 안전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7일 핵 안전 종합계획이 수립될 때까지 원자력발전소 계획안에 대한 심사와 승인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운영 중인 원전도 안전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우려는 여전합니다. 미국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마크 힙스 선임연구원입니다.

중국에서는 원자력과 관련된 정부의 의사결정 과정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 운용에 적용되는 안전기준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안전기준이 마련된다 하더라도 이를 집행할 규제당국의 힘이 약하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힙스 연구원은 중국 국가핵안전국이 감시와 규제를 맡고 있지만, 중앙정부와 국영기업의 투자 결정이 나면 안전기준을 집행하기가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현재 운영 중인 13기의 원자로는 모두 동해안 연안에 있습니다. 지난 2008년 대지진이 일어났던 남서 내륙의 쓰촨성과는 1천 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적 투명성이 부족한 중국에서는 지진이나 쓰나미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심각한 핵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을 늘 안고 있다고 힙스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의 특별 기술고문을 맡았던 핵 과학자 최한권 박사는 중국이 원자력 기술 자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안전기준이 간과됐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진산이라는 6백MW짜리 (발전소)를 설계 건설하고 그걸 자기들 나름대로 용량을 키운 것들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이 사람들이 설계기준이나 그런 것들을 과연 서방의 최신기술을 적용해서 했는지. 그런 부분들은 한번 확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카네기재단의 힙스 연구원도 중국이 건설 중인 원자력 발전소의 상당수가 1980년대 초에 나온 설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며, 지난 30년 동안 향상된 기술이 모두 적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급격한 원자력 확충 계획에 맞춰 인력 양성이 서둘러 이뤄질지도 의문입니다. 경험이 부족한 인력이 배치될 경우 자칫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최한권 박사의 말입니다.

“제일 중요한 건 발전소 운영요원입니다. 자격을 갖춘 운전원들이 많이 필요한데, 원자로 조종실에 들어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고 각종 유지 보수를 위해서도 경험이 많아야 되거든요.”

중국은 현재 가동 중인 13기 외에도 26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 중입니다. 전세계에서 건설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에 있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앞으로 50기 가량을 추가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