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시도당 책임비서 12 명이 한꺼번에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이번에는 중국의 국방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인사가 북한을 방문합니다. 최근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북-중 관계를 두고 밀월관계가 다시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의 궈보슝 부주석이 23일부터 나흘간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고 북한의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북한 국방위원회 초청에 따라 궈보슝 부주석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의 고위 군사대표단이 북한을 공식 친선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궈 부주석은 방북 기간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양국간 군사교류 활성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는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정은도 배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의 부주석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2006년 4월 차오강촨 부주석에 이어 두 번째로, 최근 들어 북-중간 군사교류가 활기를 띄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북한의 변인선 인민무력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군 친선참관단이 중국을 방문해 량광례 국방부장을 만난 데 이어, 19일에는 6.25 전쟁에 참전했던 중국 인민해방군 문예대표단이 방북해 오극렬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만났습니다.

두 나라는 오는 25일 중국군의 6.25 참전 60주년을 맞아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며 양국간 군사협력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량광례 국방부장은 북한군 친선참관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양국은 지역평화와 안정을 지킬 임무에 직면해 있다며 군사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지난 달 중국 인민해방군 사령관의 예방을 받고 앞으로도 양국 군의 우호협력 관계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두 나라 군부의 잇단 교류는 최근 양국 간 전방위적 교류 강화와 맞물려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실제 북-중간 교류는 김정은이 공개석상에 등장하면서 중앙 정부와 지방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북한 김정은에게 북-중간 우의를 대대로 전하자는 글이 적힌 액자를 선물하는 가 하면 새 지도부의 방중을 제안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북한 시도당 책임비서 12 명이 단체로 중국을 방문해 교류협력 문제를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 급속도로 가까워진 북-중 관계를 두고 지난 60년 내 가장 밀착된 관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최근 북-중간 교류가 과거에 비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긴밀해 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후계 구도의 조기 안정화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북-중간 밀착 분위기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합니다. 한국 국방부 박용옥 전 차관입니다.

“정치,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북한이 후계 구도를 안정화시키려면 중국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중국 역시 북한을 자국의 영향권에 더 두기 위해 선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양측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 천안함 사건 이후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제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중 군사동맹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진행돼 온 양국간 군사협력을 대내외에 공개한 것은 북한 내 불안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보내기 위한 의도라는 겁니다. 한국외국어대학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입니다.

“중국은 한반도에 새로운 변고가 발생하는 것을 상당히 불편해합니다. 따라서 북한을 감싸 안겠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에 대해서도 북한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려고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함께 보내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이 노동당 창건 65주년과 중국군 6.25 참전 60주년을 계기로 늘어난 중국과의 인사교류를 통해 김정은에 대한 중국의 지지와 북-중 친선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편, 이를 체제 결속에 활용하려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