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오늘 (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결과를 한국 정부에 공식 통보해왔습니다. 한국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밝힌 6자회담 관련 발언은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청와대의 김성환 외교안보수석은 중국 정부가 현지 시간으로 7일 오전 8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한국 정부에 통보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 배경과 경위, 주요 내용에 대해 성의 있게 설명했으며, 관련국 가운데 한국 정부에 가장 먼저 알려왔다고 김 수석은 전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또 지금까지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해왔다고 김 수석은 밝혔습니다.  중국 측의 김 위원장 방중 사실 통보는 류우익 주중 한국대사 등이 중국 외교부를 방문해 브리핑을 받는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김 수석은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김정일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에서 밝힌 6자회담 관련 발언과 관련해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과 관련한 김 위원장의 이번 언급은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사실상 알맹이가 빠진 셈”이라고 평가절하 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북 핵 문제보다는 북-중 관계 증진에 방점을 두고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부터 이어진 북-중 수교 60주년에 따른 고위급 인사교류의 연장선상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중국이 천안함 사건으로 외교적으로 민감한 시점에 김 위원장의 방중을 받아들인 만큼 북한이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는 입장을 밝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만일 김 위원장이6자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에 참가 의사를 밝혔을 경우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천안함과 6자회담은 별개라는 논리로 회담 재개를 촉구할 가능성도 있어 ‘선 천안함 조사, 후 6자회담’ 기조를 보여온 미-한 공조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됩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7일 한나라당 당직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면 중국 정부도 납득하고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지난 번 한-중 정상회담 때 약속했던 대로 중국 측에 통보하고 협의를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에는 중국 정부도 납득하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은 한-중 정상회담 전에 북한과 만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며칠 미룬 것으로 안다며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의 방중 뒷얘기도 전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천안함 침몰에 북한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유엔 안보리 제재 등을 대비해 중국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미국, 일본과의 공조를 확고히 하는 한편 중국과 러시아와도 물밑접촉을 통해 긴밀한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천안함 사건이 엄중한 사안인 만큼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을 따로 뗄 수 없다”며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 재개를 병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일 경우 한국 내 국민여론 등을 감안해 6자회담 재개 노력은 보류될 것”이라며 일정 시간이 흐른 뒤에야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금강산 관광 등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 측에 제안한 5개 안 가운데 경제, 무역협력을 심화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점으로 미뤄, 한국 정부의 대북 압박 효과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 입니다.

“북한의 금강산 부동산 동결 조치와 관련해 김정일 위원장 방중으로 남북관계에 전반적인 유동성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인 만큼 방중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입장을 정할 방침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중 간 대규모 경제협력 가능성과 관련해 “북-중 간 특별한 관계를 감안해 봐야 한다 “며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현상유지를 중시하는 만큼 국제사회의 눈총을 받으면서 대북 지원은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동국대학교의 고유환 교수는 “북한도 예전처럼 무조건 달라는 게 아니라 동북 3성 물류를 위해 필요한 나선항 개발 등 상호호혜적 경협을 제시할 것”이라며 “그럴 경우 북한의 대중 의존도는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한국 통일연구원의 박영호 박사는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개입했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올 경우 중국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흐름에 동참하거나 적어도 경제 지원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의 후계구도에 대해 북-중 정상 차원에서 일정 정도의 교감이 이뤄졌는지도 주목됩니다.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한 북-중 양국 정상의 발언 내용을 보면 김 위원장이 중국 지도부에 후계 문제를 비중 있게 설명했을 개연성도 있는 것으로 한국 내 관측통들은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