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영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한국의 기밀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여성 덩모 씨가 지난 2008년 탈북자와 국군포로의 한국 송환에도 개입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영사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며 스파이 노릇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 여성 덩모 씨가 탈북자와 국군포로들의 한국 송환에도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10일 “실제 이 같은 사실이 있었다”며 “한국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매우 신중하게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한 언론도 덩 씨와의 부적절한 관계 여부를 조사받고 있는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가 “지난 2008년 11월 상하이 총영사관에 머물고 있던 탈북자와 국군포로를 동시에 송환하는 절차가 덩 씨를 통해 성사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전 총영사의 발언은 2008년 11월 탈북자 10 명과 국군포로 1 명이 필리핀을 경유해 한국으로 들어온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당시 덩 씨가 중국 공안당국의 협조를 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사건이 중국과의 관계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면서 일단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모든 주장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는 정부 합동조사단이 상하이 총영사관을 다녀오고 나면 좀 더 확실하게 밝혀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외교통상부와 법무부 직원 등 총 9 명이 참가하는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오는 13일 상하이 현지 조사에 착수키로 했습니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북한을 의식하면서 민감한 반응을 보였고 한국 정부도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 조용하게 처리해왔다”며 탈북자 송환이 덩 씨를 통해 이뤄졌다는 사실이 공개됨으로써 중국 측의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것을 우려했습니다.

한 북-중 관계 전문가는 “이 문제가 확대될 경우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해 적어도 단기적으론 중국이 탈북자 송환에 협조하지 않고 애써 외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33살의 덩 씨는 미모와 함께 한국말도 유창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정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중국의 고위급 인사들과의 인맥관계를 바탕으로 고위직과의 면담 주선이나 세관 또는 공안 관련 문제까지 해결해 줄 만큼 실력자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