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가 비밀리에 핵 개발을 하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의 전직 고위 관리가 밝혔습니다. 버마를 탈출한 육군 소령의 증언과 자료에 근거한 주장이기 때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로버트 켈리 전 국제원자력기구 핵 안전 담당 선임사찰관은 어제(22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 (NED)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버마가 비밀리에 핵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켈리 전 사찰관은 지난 2월 버마를 탈출한 육군 소령으로부터 핵 시설의 사진과 관련자료를 넘겨받아 몇 달 동안 기존 위성사진, 자료들과 비교 검토한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 자료들은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버마의 민주주의 소리’ 방송이 먼저 입수해서 켈리 전 사찰관에게 분석을 의뢰한 것입니다.

켈리 전 사찰관에 따르면 사이 테인 윈이란 이름의 이 전직 육군 소령은 미사일 전문가로, 컴퓨터 수치 제어기기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어 핵 시설에도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핵 시설에 설치된 컴퓨터 수치 제어기기는 독일에서 수입했는데, 민간 훈련용이라는 버마 측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독일 정부가 수출을 허가한 뒤에도 버마에 직접 사찰관을 보냈다는 겁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버마 당국은 핵개발 전용 사실을 숨겼고, 독일 사찰관이 떠난 뒤 이 기기는 핵 연료 주기를 완성하는데 필요한 장비 제작에 투입됐다고 켈리 전 사찰관은 지적했습니다.

켈리 전 사찰관은 천연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6불화우라늄 제작에 쓰이는 것으로 보이는 장비와 우라늄 반응기 역시 윈 전 소령이 가져온 사진에 나와 있다며,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버마가 핵을 개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버마의 핵 개발 계획은 아직 초보단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우라늄 농축과 관련된 장비들이 설치된 지 4년 정도 밖에 안 됐고 관리 부실로 장비들이 일부 손상됐다는 겁니다. 동위원소 분리에 필요한 기술 역시 매우 비효율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버마가 수 년 안에 핵무기를 만들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켈리 전 사찰관은 분석했습니다.

한편 그 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버마와 북한의 핵 협력 가능성은 이번 분석에서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윈 소령이 북한과 관련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켈리 전 사찰관은 북한이 시리아의 원자로 건설을 도왔던 만큼, 버마와 핵 협력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만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