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원치 않는다고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말했습니다. 보즈워스 전 대표는 6자회담 재개 결정은 미-북 간 고위급 회담이 최소한 한 차례 더 열린 뒤 관련국들이 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즈워스 전 대표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2년 8개월 동안 국무부의 대북정책을 총괄하다, 지난달 말 스위스에서 열린 미-북 2차 고위급 회담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즈워스 전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문)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님, 안녕하십니까. 미-북 2차 고위급 회담이 열리기 직전에 미 국무부의 고위 관리가 지금은 탐색단계다, 솔직히 말하면 미-북 회담은 ‘관리 전략’이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2차 회담에서 협상은 아니더라도 양측이 기본입장에서 더 나아가려는 노력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답) 양측이 6자회담 과정 속에서 양자 협상을 위해 다시 접촉할 가능성을 모색하려고 했다는 게 제일 정확한 설명일 겁니다. 그리고 몇가지 점에서 서로 입장차이를 좁혔습니다. 양측이 앞으로 몇 주 동안 제네바 회담 결과를 토대로 계속 이 과정을 이어 나갈지, 그리고 공식적으로 협상을 재개하는 문제를 다뤄나가기 시작할 지 검토할 겁니다. 따라서 제네바 회담은 협상 이전의 단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 북한 대표단도 미 국무부 관리의 ‘관리 전략’발언에 대해서 알고 있었을텐데요. 북한 측의 태도는 어땠습니까?

답) 국무부 관리의 발언에 대해서는 북한 측의 언급이 없었습니다. 북한 대표단의 태도는 대부분 긍정적이고 건설적이었습니다.  

문) 제네바 회담이 끝난 뒤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상응조치가 있을 경우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뭘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 저는 더 이상 공식적으로 이 문제에 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제 후임자인 글린 데이비스 대표나 국무부에 직접 물어보셔야 할 겁니다. 김계관 부상이 무슨 뜻으로 그런 얘기를 했는지 제가 추측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미국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계획을 매우 우려하고 있고, 북한 측과 의미있는 논의를 가질 때마다 이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점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문) 내년에 미국과 한국,  중국에서 중요한 정치 일정이 있지 않습니까?  또 그동안 있었던 미-북 회담과  남북회담 결과를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내년 중에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북한과 접촉을 유지하고 회담 참가국들의 공동 의제에 관해 계속 협력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나 6자회담 재개 결정은 최소한 한 차례 더 북한과 고위급 회담을 한 뒤 관련국들이 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은 좀 더 두고 볼 문제입니다. 내년 관련국들의 정치일정과 상관없이 6자회담 재개에 관한 결정이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문) 북한 핵 문제 해결 가능성에 대해 회의론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과 적극적으로 접촉하려는 이유는 뭡니까?

답) 저는 북한과 계속해서 대화와 협상을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북한 핵 문제가 성격상 미국과 북한, 그리고 다른 당사국들에게 매우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북한과 대화하지 않는 게 대화를 계속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대화를 위한 대화’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중대하고, 진지하며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을 때 북한과 대화하기를 원합니다.

문) 미국이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전략적 인내’정책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보십니까?

답) 그 문제에 대해서도 추측이나 의견을 제시하지는 않겠습니다. 지난 4개월 동안 북한과 두 차례 만나 상당한 진전을 이뤘습니다. 저는 미국과 북한이이렇게 만났다는 사실 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 북한이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삼은 2012년이 두 달도 채 안남았습니다. 북한의 이런 국가적 목표가 핵 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답) 북한이 강성대국의 해를 맞아 미국과 더 진지한 대화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북한이 현안들을 진지하게 다룰 준비가 돼 있을 경우 북한에 경제적으로 매우 중대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북한이 미-북 회담과 남북회담을 이용해 외부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문) 북한과 관련한 인도주의적 현안 가운데 식량 문제가 주요 관심사입니다. 미국은 대북 식량 지원의 조건으로 분배감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요, 북한 측이 분배감시에 협조할 뜻을 보이던가요?

답) 미국이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광범위한 식량 분배감시를 논의할 뜻이 북한 측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추가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추가 논의의 시점과 초점에 관해 현재 오바마 행정부 안에서 어떤 논의가 있는지는 저도 알지 못합니다.

문) 북한이 식량 분배감시에 대해 논의할 뜻이 있다면, 미국의 식량 지원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답) 저도 그 문제에 대해서 실질적인 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제네바에서 열린 2차 미-북 회담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고 앞으로 추가  논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네바 회담에서는 식량 분배감시 문제에 대해 폭넓은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식량 지원 문제는 심각하고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 문제의 중요성을 경시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식량 지원은 전통적으로 정치적 고려와는 상관없이 이뤄져왔습니다.

문) 마지막으로 러시아와 남북한이 논의 중인 가스관 사업에 대해 묻겠습니다. 6자회담이 재개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회담 참가국들의 절반이 이 사업을 논의하고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답) 가스관 사업 가능성은 아주 흥미로운 사안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북한경제를 동북아시아 지역에 통합하려는 노력의 틀 안에서 모든 당사국들이 이 사업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한반도의 안정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성공을 거두는데 중요합니다. 물론 가스관 사업은 핵 문제를 비롯한 다른 문제들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북한과 주변국가들 간에 모든 문제에서 진전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남북한이 가스관 건설으로 인해  위험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이 사업은 성공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