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라고 세계적인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 & P)가 밝혔습니다. 한 나라의 신용등급은 해외 자금 조달과 외국인들의 투자심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표입니다. 김연호 기자가 S & P의 존 챔버스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장을 인터뷰했습니다.

문)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결정할 때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위험을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고 계십니까?

답) 북한으로부터 야기되는 지정학적 위험은 한국 정부의 신용등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여기에는 보통 두 가지 경로가 있습니다. 첫 째는 무력충돌 위험인데요,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영향력은 아주 큽니다. 둘 째는 북한 경제 문제입니다. 저희는 북한 경제체제가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북한 경제가 무너질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 버티고 있지만, 무한정 그럴 수는 없을 겁니다. 그리고 북한 경제가 실제로 무너졌을 때 이를 회생시키는 데 필요한 비용은 대부분 한국이 부담해야 할 겁니다.  

문) 전에도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같이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갖는 중요성은 얼마나 됩니까?

답) 김정일 위원장이 언제 사망할지는 아무도 몰랐지만, 건강이 꽤 오랫동안 안 좋았기 때문에 사망 소식 자체는 놀랄 게 없었습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권력승계는 이제 마무리 됐다고 봅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권력이 얼마나 공고한지는 알 도리가 없습니다. 김정은 체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할지도 두고 봐야 할 문제입니다. 김정은이 아직 어리고 3대에 걸쳐 권력이 세습되기도 쉽지 않습니다. 현재 북한 군부의 지휘체계가 얼마나 안정적인지, 북한이 중국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합니다.

답)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지 이미 몇 주 지났지만 한국 경제에 주목할만한 상황 변화는 아직 없었습니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복잡한 지정학적 문제가 없다면 지금보다 더 높았을 겁니다. 하지만 가까운 장래에 이 문제가 해결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김정은이 중국식은 아니더라도 베트남식 개혁에 나설 거라는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한국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손을 내밀고 관계 개선에 나서기를 바랍니다만 아직 큰 변화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

문) 만약 북한과 관련해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면 미리 정해진 일정에 따라 발표하는 겁니까, 아니면 그 때 그 때 필요할 때마다 발표하는 겁니까?

답) 저희는 실제 상황이 변했을 때 신용등급을 조정합니다.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경우에는 또다른 문제가 되겠습니다만, 상향조정은 하향조정보다 더 복잡합니다. 한반도 상황이 나아졌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북한이 도발을 일으킨 경우가 과거에 자주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도발이 있을 때마다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렸다 내렸다 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쨌든 상향조정은 시간이 좀 걸립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에 북한이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더 큰 잠재적 위험이 됐다고 보십니까?

답) 단기적인 위험은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이 사망한 뒤에 정권 내부에서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다면 벌써 했을 겁니다. 하지만 북한 경제 규모를 한국의 40분의 1밖에 안되게 만든 경제 왜곡 현상은 아직 그대로 있습니다. 북한은 핵 보유국이고 지난 수 십 년간 핵 개발을 해왔습니다. 한반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죠.

문) 다음 주 베이징에서 미국과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처음으로 다시 만납니다. 이번 회담이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만약 그렇게 된다면 놀랄 일이 되겠죠. 반가운 일이 될 겁니다. 서로 총질을 하는 거보다 대화하는 게 낫죠. 하지만 북한이 과거 보여준 호전적인 행동이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도 김정은의 작품이라는 의심이 듭니다. 지난 60년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북한의 도발이 거듭됐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세계적인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존 챔버스 국가신용등급 평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에 대해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