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조작된 것으로 보이는 대동강 수해 사진을 공개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식량 지원을 염두에 두고 사진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6일 평양 대동강변 수해 모습이라며 미국 `AP 통신’에 제공한 사진이 조작된 것이란 의혹을 사고 있습니다.

'AP통신’은 18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을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변형된' 북한 수해 사진을 송고한 것은 AP의 실수라며 사진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문제의 사진은 폭우로 주변 도로가 침수된 상황에서 주민 7명이 걸어가는 장면을 담은 사진으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6일 송고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사진이 조작된 것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 관찰자인 커티스 멜빈 씨는 사진 속 햇볕의 각도가 일정치 않은데다 사람들이 어색하게 물 위에 멈춰서 있는 것 같다며 사진이 조작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련 인터넷 웹사이트인 ‘노스코리아테크’도 “침수된 도로를 걷는 주민들의 다리 부분이 깨끗하고 바지에 흙탕물이 튄 부분이 없다”며 사진이 조작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 지원을 받기 위해 북한이 홍수 피해가 과장된 사진을 공개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입니다. 미국이나 한국으로부터 식량 지원을 받기 위해 홍수 피해가 커 보이도록 조작된 사진을 공개했다는 겁니다.

북한의 사진 조작 의혹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8년 여름 뇌졸중으로 자취를 감추자, 한국을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김정일 건강 이상설’을 보도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그 해 11월 관영 조선중앙텔레비전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사진 속의 김 위원장은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서방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진이 조작된 것 같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헤리티지재단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10월이면 낙엽이 지기 시작하는 시기인데, 공개된 사진 속의 나무와 산림은 짙은 초록색인 것으로 미뤄볼 때 조작된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나 홍수처럼 대외용 사진만이 아니라 주민들을 상대로도 사진을 조작한다고 북한 관찰자인 커티스 멜빈 씨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매달 ‘조선’이라는 화보집을 발간하는데 거기에 보면 빵공장에서 빵이 많이 생산된 것처럼 보이는 어색한 사진을 종종  볼 수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대동강변에서 썰매를 타는 어린이의 모습이라며 지난 1월 공개한 사진에 대해서도 조작 가능성이 제기됐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말 미국의 'AP통신’과 평양의 AP 통신 지국 확대와 사진 제공 등에 합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