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들어 군 부대를 부쩍 자주 시찰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열흘 새 네 차례나 군 부대를 현지지도 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후계자인 셋째 아들 김정은과 함께 군 부대를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달 25일 서해안의 최전방 부대인 4군단 사령부를 방문한 데 이어 인근의 공군 1016 부대를 시찰했습니다. 또 제630 대연합부대를 방문해 전술훈련을 지도하고, 공군 제378부대도 방문했습니다. 지난 열흘간 네 차례나 군 부대를 방문한 것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공개된 군 부대 방문이 지난 1월에서 10월까지 다섯 차례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행보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관측통들은 시기적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의 이번 군 부대 방문은 한국의 군사훈련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11월23일 한국 군은 연평도 포격 도발 1주년을 맞아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에서 육해공군이 참여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그러자 북한의 조선인민군총참모부는 그 이튿날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강력히 반발했습니다.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단 한발의 총포탄이라도 떨어진다면 연평도의 그 불바다가 청와대의 불바다로, 청와대의 불바다가 역적패당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불바다로 타번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미국의 군사 전문가인 조셉 버뮤데즈 씨는 김 위원장의 이번 군 시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4군단 방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남한 해역으로부터 불과 4-5 km떨어진 곳에 있는 4군단을 방문한 것은 남한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 같다는 설명입니다.

북한 군 4군단은 정찰총국과 함께 지난 해 3월 한국 해군 천안함을 공격하고 11월에는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부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후계자 김정은을 대동하고 군 부대를 방문한 것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조지 워싱턴 대학의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입니다.

“브레진스키 교수는 김정은이 권력을 잡으려면 군부를 장악해야 한다며, 김정일이 김정은의 위신을 세워주기 위해 군 부대를 방문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북한은 최근 내부적으로 전쟁 분위기를 고취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달 29일 김정일 위원장이 참관한 육해공군 합동훈련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매일같이 전쟁영화를 방영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통상 오후 8시에 ‘예술영화’를 방영하는데 최근에는 전쟁과 관련된 영상을 집중적으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달 29일에는 ‘평화는 깃들지 않는다’를 방송했고, 다음 날에는 ‘돌아설 수 없다’는 전쟁영화를 방영했습니다. 또 지난 1일에는 ‘젊은 참모장’과 ‘대덕산’ 등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를 방영했습니다.

북한은 또 매일 ‘평양 시민들의 반향’이라며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입니다.

“어제 TV에서 조선인민군 합동 군사훈련을 보았는데, 남조선은 함부로 날뛰지 말아야 합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당국이 강성대국을 앞두고 내세울 경제적 업적이 없자 궁여지책으로 전쟁 분위기를 고취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탈북자 김승철 씨의 말입니다.

“내외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때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관심을 돌리고 통제력을 높이려 할 때 북한 당국이 수 십 년 간 써 온 고전적 수법입니다.”

탈북자 출신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북한이 중동에서 불어오는 민주화 바람을 차단하기 위해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튀니지 혁명부터 리비아 가다피 축출까지 혁명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김정일 정권도 전쟁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주민들을 억누르려고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겁니다.”

한편 한국의 국방 당국은 북한이 내년에 대남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김관진 국방장관은 지난 1일 서울의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북한이 3대 세습이 진행되는 가운데 권력이양에 따른 정치불안과 경제난을 돌파하기 위해 도발이라는 수단을 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