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구호단체들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도 불구하고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은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거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행위가 있었을 때에도 미국 NGO들의 인도주의적 지원은 끊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 구호단체들은 한국의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의 군사 도발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도 인도주의적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마리탄스 퍼스의 제러미 블룸 대변인은 21일 ‘미국의 소리’방송에 “사마리탄스 퍼스의 북한 내 활동은 이번 사건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머시 코어의 조이 포텔라 대변인도 “북한 내 머시 코어 활동에 어떠한 장애도 없으며, 북한 당국의 협력에도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세 단체는 미국 정부의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대행하는 등 미국 내에서 대표적인 대북 구호단체로 손꼽히는 단체들입니다.

규모가 작은 구호단체들도 천안함 사태에 개의치 않고 이미 계획된 대북 지원 활동들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로스 앤젤레스 시에 본부를 둔 구호단체 밀알선교단(Wheat Mission Ministries)은 최근 인도주의 업무 담당자들을 북한에 파견했으며, 이들은 21일부터 일주일간 평양과 라선에서 후원중인 고아원과 라면공장을 둘러볼 예정입니다.

이 단체의 프랭크 리 이사는 평소대로 똑같이 활동하고 있다며, “밀알선교단은 인도주의적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기 때문에 천안함 사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리 이사는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고 대북 무역과 교류를 법적으로 제한하더라도 인도주의적 지원은 언제나 허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히려 정부 차원에서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없기 때문에, 민간 구호단체들의 활동을 더욱 장려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리 이사는 대북 지원활동 후원금 모금과 관련해서도 “한국에서 모금 활동을 벌인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미국에서 우리를 후원해주는 이들은 핵이나 정치적 문제보다는 북한 내 가장 취약한 계층에 대한 우려하는 마음이 더욱 큰 사람들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단체의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며, 아직은 북한 측에서 예정된 사업과 관련해 특별한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모금활동을 벌이지 않고, 꾸준히 후원해주는 이들이 있어 즉각적인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빅터 슈 전 월드비전 북한 담당 국장은 천안함 사태로 인해 앞으로 미국 구호단체들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슈 전 국장은 지난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부터 대북 구호 활동의 실무를 담당했습니다.

슈 국장은 “과거 북한이 핵 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에도 일부 민간 구호단체들은 계속 지원활동을 했다”며 이번 천안함 상황도 그때와 다르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슈 국장은 미국 구호단체들은 북한의 취약 계층을 상대로 인도주의적 지원 활동을 펼치기 때문에 지정학적 상황에 영향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슈 국장은 아울러 정치적 상황과 연계되기 시작하면 이미 인도주의적 지원의 의미는 퇴색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