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미국과 북한 간 식량 지원 논의가 지연되자 미국의 비정부기구들은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국제 지원단체들은 북한에서 몇 개월 내에 굶어죽는 사람들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구호단체들은 북한에 식량 지원이 조속히 이뤄지지 않으면 아사자가 생길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머시 코어의 데이비드 오스틴 북한담당관은 최근 영국 `가디언’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내년 4월까지는 북한 당국의 식량 배급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대북 식량 지원 결정을 미룰수록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스틴 담당관은 또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사람들의 성장이 저해되고 어린이들이 굶주림으로 죽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이달 중순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과 식량 지원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도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논의가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오스틴 담당관은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야말로 대북 지원에 나서기 좋은 때라고 말했습니다.

오스틴 담당관은 “지금이야말로 서방국가들이 북한과 관계를 맺을 훌륭한 기회”라며 “새로운 시대에 미국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때”라고 말했습니다.

오스틴 담당관은 “미국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할 때는 미국인들이 식량을 분배하고 감시하기 위해 현지에서 머물고 북한 주민들과 서로 교류한다”며 관계 개선의 단초가 될 수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또 다른 구호단체인 ‘월드 비전’의 딘 오웬스 대변인도 `ABC 방송’에 “북한과 미국의 식량 지원 협의가 조만간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머시 코어와 월드 비전을 비롯한 미국의 5개 비정부기구들은 지난 2008년 미국이 북한에 지원하는 식량의 분배와 감시를 현지에서 대행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비정부기구들 외에도 여러 구호단체들이 북한의 식량 사정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구호단체인 미션 이스트의 킴 하르츠네르 국장은 “북한도 동부 아프리카와 같은 심각한 기근 상황이 될까 두렵다”며 앞으로 4~5개월 안에 북한에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션 이스트는 올해 하반기 북한의 평안남도와 강원도의 어린이들에게 52t 이상의 식량을 전달했습니다.

가톨릭 구호단체인 카리타스도 성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은 해외 식량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고, 현재 어린이와 임산부, 노인들은 영양실조로 매우 취약해진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