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간 자유무역협정은 북한산 부품이 들어간 한국제품이 미국에 수출될 가능성과는 상관이 없다고 미 의회조사국의 최신 보고서가 밝혔습니다. 북한산 부품의 대미 우회수출 가능성은 자유무역협정이 아니라 북한경제가 외부세계와 얼마나 통합돼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연방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이 `미-한 자유무역협정: 내용과 의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의회조사국은 지난 3월에도 같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개성공단과 관련해 그 동안 미 의회에서 논란이 된 사항들을 추가했습니다.

미-한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협정이 발효될 경우 개성공단에서 값싸게 만든 부품을 이용해 한국 기업들이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완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 제품은 미국에서 무역특혜를 받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북한도 혜택을 받는 셈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개성공단에 관한 조항이 미-한 자유무역협정에 분명히 추가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협정과 별로 상관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마크 매닌 연구원입니다.

북한산 부품이 들어간 한국 제품이 미국에 수출될 가능성은 세관업무에 해당하는 사안이지 미-한 자유무역협정과 직결되는 사안은 아니라는 겁니다.

매닌 연구원은 미-한 자유무역협정이 없더라도 남북한의 경제관계가 긴밀해지거나, 북한이 국제경제에 통합될수록 북한산 부품의 대미 우회수출 가능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시장에 수입되는 제품을 일일이 검사해서 북한산 부품이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따라서 미국이 세관검사를 강화하고 한국 세관당국과 긴밀한 공조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매닌 연구원은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 정부가 북한산 완제품 뿐만 아니라 북한산 부품이 들어간 다른 나라 제품의 수입에 대해 허가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만큼 미-한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더라도 달라질 것은 별로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한국 기업들이 미-한 자유무역협정 상의 분쟁해결 절차를 악용할 경우 북한산 제품과 부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입금지 원칙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산 부품이 들어간 한국 제품에 대해 미국 정부가 수입금지 명령을 내릴 경우 해당 한국 기업이 불공정한 조치라고 주장하면서 법적으로 제소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매닌 연구원은 미-한 자유무역협정에 이런 경우에 대비한 조항이 이미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협정에 따르면 두 나라 모두 국가안보 상의 이유로 상대국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릴 수 있는데, 이 경우 과거 사례를 볼 때 한국 기업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법률분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없다는 겁니다.

미국과 한국은 지난 2007년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 협정은 현재 두 나라 의회의 비준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