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공격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다음 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미국과 중국 정부 간 전략경제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 전문가는 이 대화에서 천안함 사건 대응 방안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중국 전문가인 딘 쳉 연구원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응 방안들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쳉 연구원은 20일 헤리티지재단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적극적으로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적 지도력이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이 때문에 다음 주 열릴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상징적 행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베이징에서 전략경제대화를 갖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끄는 2백여 명의 미국 대표단은 경제와 안보 사안 외에 북한과 이란, 기후변화 대처 등 광범위한 국제 현안에 대해 중국 측과 논의할 예정입니다.

쳉 연구원은 미국이 북한의 핵 포기와 도발 중단 등을 위해 중국을 설득하고 있지만 중국이 이를 통해 미국으로부터 어떤 실질적인 대가를 얻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와 경제 지원을 축소하고 제재를 가해 얻을 수 있는 명분이 부족한 상황에서 두 나라가  논의할 범위는 매우 제한적이란 겁니다.

쳉 연구원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 제재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국이 추가 제재를 꺼리는 것도 걸림돌이지만 제재 결의가 이뤄져도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북한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쳉 연구원은 그러나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한국, 중국이 북한 정권의 미래와 급변사태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 나라 모두 북한의 불안정한 후계구도가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북한의 행동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도 약화되고 있는 만큼 이 기회에 대처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겁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중요한 기로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며 문명사회에 합류할 것인지, 아니면 계속해서 사실을 부인하며 북한의 변호인으로 남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클링너 연구원은 미-한-일 세 나라와 다른 나라들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증거가 명백하고 포괄적이며, 설득력이 높다는 점을 들어 중국의 책임론을 집중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쳉 연구원과 달리 북한에 대한 제재의 필요성과 효율성도 강조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1814호 등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나라에 대해 반드시 처벌이 따른다는 상징적 효과, 북한 정권의 궁정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 북한의 정치적 행동을 변화시킬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북한의 주요 교역상대인 한국이 독자적으로 남북 교역과 지원을 축소하는 것도 북한 정권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