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60주년을 맞아 참전 미군 용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내용의 광고판이 미국 주요 도시 도로에 설치됐습니다. 광고판을 설치한 사람은 6.25를 직접 경험한 재미 한인 박선근 씨인데요. 정주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동남부 조지아 주의 주도인 애틀란타 시에서 하루 평균 11만대의 차량이 지나다니는 한 고속도로 진입 구간에 최근 대형 광고판 2개가 설치됐습니다.

양면에 밤에도 볼 수 있는 전광판으로 된 이 광고판에는 “미국인들은 한국인들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한국인들은 미국에 감사합니다” 라는 내용의 글이 영문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갓을 쓴 한국인이 횃불을 들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광고판을 설치한 재미 한인 박선근 씨는 그 자신 8살의 어린 나이에 전쟁을 겪었습니다. 6.25 전쟁 당시 박 씨는 서울에서 수원까지 걸어서 피난하다 거리에 널려 있는 수많은 미군 시체를 본 것을 계기로, 참전 미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 와 살면서 그 유가족들을 만났어요. 그러고 보면서 그때 만난 그 시체들과 살아 남은 유가족들의 관계를 연결해보니까 너무나 참을 수 없는 고마움이 많았어요.”

박 씨는 귀한 목숨을 바친 참전 미군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지만, 6.25 전쟁 발발 60주년인 올해 자신의 마음을 좀 더 특별한 방법으로 표현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싸워준 분들에 대한 작은 정성인데, 감사장 보내는 기분으로 광고판 하나를 세운 겁니다.”

이 외에도 박 씨가 6.25 전쟁과 관련해 미군에 각별한 마음을 갖게 된 데는 여러 사연들이 있습니다.

전쟁이 한창이던1951년 어느 날, 용인과 수원 사이에 있는 한 격전지에서 친구들과 함께 개울에서 놀던 박 씨는 하늘에서 전투기 한 대가 추락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전투기에 사람이 타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추락 현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그 곳에서 박 씨는 눈도 코도 피부색도 다른 미군의 시체가 산산조각이나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상하게 생긴 사람들이 왜 여기 와서 죽느냐...우리끼리 도와주려고 했지만 사람들은 완전히 죽어 있었어요.”

박 씨는 추위와 배고픔과 싸우며 피난 생활을 하던 자신에게 다가와 초콜릿과 껌 같은 먹거리를 후하게 주던 미군들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구호재단과 교회를 통해 얻어 입었던 털옷의 따뜻함도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고 말했습니다.

박 씨가 설치한 참전 미군 감사 광고판의 가격은 한 달에5천 달러로, 지난 15일 설치돼 한국전쟁 휴전기념일인 7월 27일까지 유지될 예정입니다.

박 씨는 자신에 이어 뉴욕과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내 다른 주요 도시 도로들에서도 이 광고판을 설치하고 싶다는 한인들이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박선근 씨는 현재 미국 내 한인들을 위해 각종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웹사이트인 ‘케이아메리칸 포스트’ www.kamericanpost.com 의 발행인으로 일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