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에 계류 중인 탈북 고아 입양법안을 지지하는 의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미국 내 한인사회의 법안 지지 운동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에 계류 중인 ‘2011 탈북 고아 입양법안’을 지지하는 의원 수가 15일 현재 26명으로 늘었습니다.

미 의회 웹사이트는 법안 현황자료에서 지난 8일 7명의 의원들이 추가로 지지 의사를 밝혀 공동 지지 의원이 2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새롭게 지지를 밝힌 의원들 가운데는 북버지니아의 게리 코넬리 의원과 매릴랜드 주의 일라이자 커밍스, 뉴저지 주의 스콧 가레트 의원 등 한인 밀집지역을 지역구로 하는 의원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출신의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의원이 지난 4월 발의한 탈북 고아 입양법안은 제 3국에서 떠도는 탈북 고아들의 미국 입양을 포괄적으로 모색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하원에 앞서 상원에서도 지난 2월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리차드 버 의원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외교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아직 지지 의원은 없는 상황입니다.

탈북 고아 입양법안은 지난 해에도 상원과 하원에 각각 제출됐지만 충분한 수의 지지 의원을 확보하지 못해 폐기됐었습니다.

하지만 의회 관계자들은 회기 후반부에 제출돼 여유를 갖지 못했던 지난 해와 달리 올해 개원한 112기 의회는 내년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통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긍정적 전망은 미국 내 한인들이 법안 지지 운동을 적극 펼치면서 더욱 힘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내 최대 한인 기독교단체인 북한의 자유를 위한 미주한인교회연합 (KCC)은 지난 7월 말 워싱턴에서 사흘간 탈북 고아 입양법안 통과 등을 위한 횃불집회를 열어 관심을 끌었습니다.

수백 명의 참가자들은 집회에 이어 의원들의 사무실을 방문해 법안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법안 통과를 위한 통곡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의 대북 민간단체인 한-슈나이더 국제어린이 재단은 법안 통과를 위한 청원운동을 벌여 수만 명의 지지 서명을 받았습니다. 이 단체의 한상만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서부 지역 뿐아니라 여러 주에서 청원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타 주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보내준 것들, 뉴 올리온즈에서 보내구, 뉴 햄프셔 주에서도 보내구. 각 주에서 보내온 것들이 꽤 많아요.”

한 대표는 특히1백 명이 넘는 이 단체 한인 2세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이 번화가와 교회에서 법안 지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계속 받고 있다며, 의원들의 지지를 촉구하는 5천 장의 서한도 이미 의회에 발송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서부 얼바인에 있는 한 한인교회는 지난 주까지 40일 동안 매일 밤 수 천 명이 모여 북한 어린이 보호와 주민의 자유 등을 촉구하는 40일 대각성 기도회를 열어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한인들의 이런 적극적인 운동은 한인 밀집지역 의원들의 법안 지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인10만 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워싱턴 일원에서는 북버지니아 지역 3개 지역구 출신 의원 모두가 법안 지지를 밝혔습니다. 또 미국 내 한인 최대 거주 지역인 캘리포니아와 뉴욕, 뉴저지 주에서도 각각 4명, 시카고 일원에서는 3명의 의원들이 지지를 밝혔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허드슨연구소의 마이클 호로위츠 선임 연구원은 한인사회가 목소리를 높일수록 워싱턴의 정치권은 더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이민자들의 나라며, 수 백만으로 추산되는 한인사회는 미국에서 성공적인 사회로 평가 받고 있기 때문에 한인들이 목소리를 높이면 정치인들은 듣게 돼 있다는 겁니다.

호로위츠 연구원은 미국 내 유대인들과 흑인들이 각각 옛 소련 내 유대인 보호, 남아공의 인종차별 철폐를 미 정부에 촉구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고 쿠바 이민자들 역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점을 사례로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탈북 고아 입양법안이 통과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걸림돌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법안 지지를 밝힌 의원 26명 가운데 외교위원회 소속은 3명에 불과해 실질적인 동력을 얻기 힘들고, 법안에 예산이 구체적으로 책정되지 않아 통과되더라도 제대로 실행이 될지 미지수라는 겁니다.

의회 관계자들은 우선 외교위원회 의원 45 명 가운데 적어도 1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해야 위원회의 심의와 표결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