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됐음에도 불구하고 남북한 간 교역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성공단을 통한 교역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결과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2010년 남북 교역액이 전년 대비 13.9% 증가한 19억 1천2백25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한국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부문별로 보면, 북한은 한국에 10억4천3백92만 달러를 수출하고 8억6천8백32만 달러를 수입해, 1억7천5백60만 달러의 흑자를 올렸습니다.

지난 해 3월 북한이 한국 해군 천안함을 침몰시킨 후 한국 정부가 대북 교역을 제한하는 5.24조치를 취한 것을 감안하면, 지난 해 남북 교역액이 늘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보고서는 5.24 조치로 남북간 일반교역과 위탁가공교역이 줄었지만, 5.24 조치에서 제외된 개성공단을 통한 교역이 14억 4천2백85만 달러로 전년도 보다 53.4%나 증가해 그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를 작성한 심남섭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성공단을 통한 교역이 늘어난 이유는 개성공단이 어느 정도 안정됐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기반에 들어가다 보면, 영업활동이 증가하다 보니까 기존의 판로 외에 플러스 알파가 생기지 않습니까? 그런 이유로 매출이 늘어나게 돼 있죠. 그리고 과거에 비해서 가동을 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구요, 또 기본적으로 각 업체 당 생산액 자체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해 주요 남북 교역 품목에도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공산품을 주로 생산하는 개성공단 교역이 크게 증가한 반면, 광물과 수산물 등 1차 산품을 주로 거래하는 일반교역 부문의 거래가 5.24 조치로 중단되면서, 교역 품목이 과거 1차 산품 위주에서 공산품 위주로 변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 작성자인 심남섭 연구위원은 남북간 긴장 상태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지난 해 남북 교역액은 북한과 중국 교역액 34억6천만 달러의 55% 수준으로, 전년도 비중 64%에 비해 9% 포인트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해 남북 교역액이 증가했지만, 북한과 중국 간 교역액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남북 교역액이 북-중 교역액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심남섭 연구위원은 북한이 5.24 조치로 남북 교역이 크게 제한되자 중국 쪽에서 활로를 모색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5.24 조치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지난 해 6월 이후 북한의 대 중국 수출이 크게 늘어난 점을 지적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북한에서 나는 1차 산품은 어디론가 판로를 뚫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의류도 우리가 위탁가공이 막힌 대신에 중국 쪽으로 2백% 가까이 늘어났고, 그런 부분은 우리하고 막힌 물량이 중국 쪽으로 돌아섰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거든요.”

5.24 조치로 북한과의 교역이 중단되는 사태에 직면한 한국의 수출업자들이 중국에 사무소를 개설해 북한과 거래를 계속한 것도 북한의 대 중국 수출이 늘어난 이유의 하나라고, 심 위원은 말했습니다. 실제로는 남북간 거래지만 통계상으로는 북-중 간 거래로 계산된다는 것입니다.

심 위원은 북한 접경지역인 중국 단둥에 이 같은 한국의 수출업체가 1백50개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심 위원은 쌀과 의류 등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중단되면서 북한이 해당 물자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북한의 대 중국 수입도 늘어났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