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을 조사한 한국의 민군 합동조사단이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현지시각으로 오는 14일 안보리 이사국들에게 조사 결과를 직접 설명할 예정입니다. 안보리에서는 합조단의 설명회를 계기로 천안함 사건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유엔본부를 방문 중인 한국의 민군 합동조사단이 현지시간으로 14일 오후 3시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전체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한다고 한국의 외교통상부가 11일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안보리 의장이 이사국들과 협의를 거쳐 브리핑 일정을 이같이 통보해왔다”며 “브리핑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합동조사단은 또 전체 이사국에 대한 브리핑에 앞서 일부 개별 이사국에 대해서도 사전설명을 할 예정입니다.

합조단의 유엔 파견은 한국 정부가 안보리에 직접 조사 결과를 설명하는 기회를 갖겠다는 의사를 표명해, 안보리 의장이 요청하는 형식으로 이뤄졌습니다. 합조단은 이번 브리핑에서 조사 결과 발표 때 사용한 자료와 어뢰추진체 인양 당시 동영상 등을 증거자료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합조단의 브리핑을 계기로 천안함 사건에 대한 안보리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안보리 이사국들이 논의를 거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협의한 뒤 이를 토대로 결의안이냐 의장성명이냐의 형식 문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빨리 진행되길 바라지만 이사국들 간 합의가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소극적이라는 점입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천영우 차관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위협이 돼선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며 “의장성명 쪽으로 가닥을 잡더라도 문구 조정 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안보리 대응을 놓고 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인 한국을 의식해 고민하고 있어 그렇게 비관적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양측의 공통분모를 얼마나 빨리 찾아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자체 조사를 벌인 러시아도 조사 결과를 다음 달 공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일부에선 러시아의 발표가 나올 때까지 안보리 논의가 유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일부 러시아 언론매체들은 러시아 조사팀이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중국과 러시아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한국에 대해선 일종의 바겐 칩이자, 북한에겐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할 만큼 했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다른 상임, 비상임 이사국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9일 크리스티안 엘러 단장을 비롯한 유럽의회 한반도 대표단 20 여명과 만나 천안함 사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습니다. 또 지난 주 안보리 회부를 앞두고는 레바논과 가봉 등 안보리 이사국의 서울주재 대사를 대상으로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10일 제3차 아시아태평양지역 정보본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24개국의 군 정보본부장을 대상으로 천안함 침몰 경위를 설명했습니다. 국방부 당국자입니다.

“오늘 오전 천안함 현장에 가서 잔해를 보면서 설명을 했습니다. 북한이 천안함 조사 결과를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사 결과를 설명함으로써 북한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이 증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  

한국 국방부는 “현재까지 55개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 등 5개 기구에서 한국 정부 입장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